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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한식’, 국내선 찬밥

세계로 가는 ‘한식’, 국내선 찬밥

등록 2015.09.10 13:42

수정 2015.09.10 13:43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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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이랜드 해외진출 활발한식뷔페 골목상권 침해로 규제‘한식 세계화’거꾸로 가는 정부

비비고 테이크아웃 비빔밥. 사진=CJ푸드빌 제공비비고 테이크아웃 비빔밥. 사진=CJ푸드빌 제공


집밥 열풍에 힙입은 한식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젊은이들 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입맛까지 두루 사로잡은데 이어 한식을 운영하는 국내 외식업체들이 연이어 중국에 매장을 오픈하며 ‘대륙 입맛’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 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어 외식업 위축과 한식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와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한식뷔페 ‘자연별곡’은 각각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앞서 2010년 5월 중국에 먼저 둥지를 튼 비비고는 상해 진출로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비비고의 중국 내 7번째 매장이자 상하이 지역 첫 매장인 비비고 ‘상하이세계금융센터(이하 SWFC)점’은 중국의 금융을 견인하는 루지아주이 금융상업지구 중심부에 있는 SWFC에 마련됐다.

SWFC는 지상 101층 높이의 건물로 금융·투자사 등 글로벌 기업이 다수 입주해 있고 전망대를 찾는 관광객 방문 등 유동인구가 많다.

지하 1층에 100석 규모로 자리 잡은 비비고 SWFC점은 중국 내 처음으로 QSR(음식을 빠르게 제공하는 식당) 형태를 도입했다.

커피전문점처럼 주문대에서 원하는 음식을 선택하고 계산하면 음식을 바로 제공하며 고객은 포장해가거나 매장 내 테이블에 앉아 식사할 수 있다. 일반 식당에 비해 가격이 10% 이상 저렴한 것이 장점이 있으며 육개장, 비빔밥, 떡갈비, 두부김치, 한식 샐러드 등 모두 28가지 메뉴를 선보인다.

비비고 상하이 SWFC 점 매장 전경. 사진=CJ푸드빌 제공비비고 상하이 SWFC 점 매장 전경. 사진=CJ푸드빌 제공


이랜드그룹도 오는 10월과 11월 중국 상해에 ‘자연별곡’ 2개점을 연이어 오픈하고 중국 외식 시장 공략에 돌입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외식 사업 규모가 5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정통 한식뷔페를 선보여 한식 세계화에 나선다”며 “지난 1년 6개월 동안 국내 자연별곡 매장을 찾았던 중국 관광객들과 중국 유통그룹들로부터 테스트를 통해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연별곡은 팔도 진미를 담은 왕의 밥상을 콘셉트로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지난해 4월 선보인 한식 뷔페 레스토랑이다.

이랜드는 신선 식재료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유명한 장류, 젓갈류, 양념 및 주요 재료들을 중국에 공수하여 한국의 깊은 맛을 100%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식이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한식뷔페 시장 확대를 금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해 대기업의 진입자제는 물론, 확장자제 및 사업축소 등의 권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웰빙 트렌드와 집밥 열풍을 담아 인기를 끌고 있는 ‘한식뷔페’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박 의원은 “민간부문의 자율적인 합의에 기초해 운영되는 탓에 법적 구속력이 약하고 상황변화에 신속히 대처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규제에 나섰다. 최근 한식뷔페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음식점을 영위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식뷔페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CJ푸드빌과 이랜드그룹 등 한식뷔페를 운영하는 이들 기업들은 그동안 농가와의 상생 도모, 산학협력을 통한 취업 연계로 일자리 제공, 지자체와 연계한 농가 판로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이행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실제는 목을 쥐고 있는 형국으로 국내 외식산업의 선진화는 요원해 보인다는 지적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외식업이 발전하기 어려운 원인 중 하나가 외식업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개인들이 해야만 하는 영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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