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남대문 vs 두산-동대문”면세점 안 돼도 계속 투자할 것”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경쟁 중인 신세계그룹과 두산그룹이 각각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전략으로 맞불을 놨다.
26일 신세계와 두산은 같은 시간 대대적인 언론 행사를 열고 면세점 사업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신세계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면세점 사업 전략을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고, 두산은 두산타워에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날 양사가 내놓은 계획은 모두 면세점 후보지가 위치한 상권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신세계의 경우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는 계열사 신세계디에프가 주최한 행사인만큼 구체적인 면세점 사업 계획을 드러냈다.
신세계는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남대문 시장으로 대표되는 도심 관광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남대문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인 명동은 최근 5년간 방문율이 10.9% 포인트 높아졌으나, 남대문시장은 오히려 17.7% 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신세계는 향후 5년간 5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남대문시장을 스페인 전통시장인 ‘산타카테리나’, 터키의 ‘그랜드바자르’처럼 세계적인 명품시장이자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신세계 서울 시내면세점은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가 돼 명동에만 머무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명동과 남대문이 하나의 커다란 관광특구로 거듭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점에 ‘상생 면세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이 계획을 면세점 사업권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 실천해 간다는 입장이다. 정준호 신세계디에프 부사장은 “신세계는 단기적인 비전으로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다”라며 “신세계가 면세시장 진출로 면세사업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되든, 안 되든 그런 것에 회사 정책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역시 ‘재단’을 출범한 만큼 면세점과 상관 없이 장기적으로 동대문 시장 발전을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이날 출범식 역시 표면적으로는 면세점 사업과 큰 연관을 짓지 않고 일정 수준에서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신세계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은 1914년 설립된 ‘미국 클리브랜드 재단’을 롤모델로 해 민-관-학 협력으로 동대문 지역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지역 재단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지역 상공인이 동대문 지역 현안과 상권 발전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필요하면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적 지원도 요청한다는 것이 두산 측의 설명이다. 또 관광, 쇼핑, 음식, 문화 등 동대문이 가진 매력을 최대한 수집해서 체계적인 방식으로 홍보하고, 동대문을 대표하는 ‘패션업계’의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두산은 운영기획 및 총괄, 재원 투자 등을 담당하며, 재단의 초기 재원은 두산그룹이 100억원, 박용만 회장이 사재 100억원 등 모두 2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요즘 면세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두산의 재단 설립을 전략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들린다”며 “그것이 계기인 것은 부인하지 않겠지만 100년 기업인 두산이 오랫동안 생각해온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입찰은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롯데면세점 월드점(12월 31일) ▲부산 신세계면세점(12월 15일)의 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진행된다.
관세청은 민관 합동 특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서류 및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낙찰자를 결정하게 되며 이르면 오는 11월 초 최종 심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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