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빅10’ 기업 임기 만료만 6명그룹 한파에 퇴출 임직원 많을 듯
◇모(母)그룹 리스크에 후덜덜
올 연말 건설업계 인사 시즌 최대복병은 모(母)그룹 리스크다. 3분기 실적 호조를 이뤘지만 그룹사의 실적부진, 사업재편에 따른 조직 통폐합 등으로 짐을 싸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10대 건설사 사장 중 6명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중 5명은 3월 임기가 끝난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오는 2016년 7월 임기 만료다. 박 사장은 전통의 ‘대우건설맨’이다. 지난 1980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하와이법인 대표와 전략기획실장을 거쳤다. 2008년 동아건설산업으로 잠시 떠나 있다가 2010년 고향인 대우건설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3년 7월 사장으로 임명됐다.
대우건설 수장 2년차인 박 사장은 올해 안정적인 실적 증가를 일궈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대우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209억원, 당기순이익 3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974억원보다 24.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원에서 1326% 늘어난 것이다. 매출은 2조60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7% 증가했다.
3분기 누계 매출 7조3123억원을 기록해 연간 매출목표(10조365억원)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수주 역시 3분기 누계 11조3859억원을 기록하며 건설사 중 유일하게 10조원을 넘어 업계 최대 수주고를 달성했다.
하지만 해외 적자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주기적으로 대규모 해외 손실을 반영하고 있다. 수천억원대 적자로 2010년 당기순손실 8220억원을, 2013년에는 717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저가수주 사업장이 남아 있어 실적 정상화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난한 성적 불구 연임 가능성 낮아
포스코건설 황태현 사장은 임기 만료가 내년 3월이다. 포항종합제철 상무와 포스코 재무담당,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3월 포스코건설 사장에 올랐다.
황 사장은 포스코 그룹 공사를 기반으로 포스코건설을 지난해 시공능력 3위까지 끌어 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망은 밝지 않다. 포스코가 사우디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 38%(1조2000억원)를 매각했기 때문에 이들의 입김에 따라 황 사장의 운명도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의 임기도 내년 3월이다. 지난 2013년 93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하던 어려운 시기에 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이듬해 510억원 흑자로 돌려세웠다. 올해는 9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적자 기업을 흑자로 돌려세웠지만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있어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주식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2013년 주당 최고 5만4000만원에 거래되다 최근 주가(26일 현재)가 주당 2만2800원 정도다. 1년 11개월 만에 주가가 절반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주가 하락폭은 대형 건설사 중 최고치다. 투자자들이 GS건설 정상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에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과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역시 무난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지만 연임 가능성은 미지수다.
업계 1위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을 비롯해,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2018년 3월), 김동수·이철균 대림산업 사장(2017년 3월), 조기행·최광철 SK건설 사장(2018년 3월),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2018년 3월),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2018년 6월) 등은 내년 이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등 인력감축 현실화
연말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칼바람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실적이 좋지 않은 대형 건설사들의 일부 임직원들은 자리보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가 삼성물산이다. 6월말 기준 임직원 수는 8219명으로 1년 전에 비해 이미 5.1%(444명) 줄었다. 인력감축이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다. 특히 상사 부문 임직원 수 변화는 크게 없는데 건설 부문 임직원 수가 크게 줄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제일모직이나 에버랜드 등과 통합된 건설부문이 인력구조 재편에 들어가면서 인력 감축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력 구조 개편 작업은 상시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삼성그룹사인 삼성엔지니어링도 실적 쇼크에 따른 인력 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 3분기에만 1조5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연말까지 700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다. 작년 9월 7101명이던 직원 수는 올 9월 6382여명으로 700여명이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모든 직원이 다음 달부터 내년 11월까지 1개월씩 무급 순환 휴직을 하기로 결정했다. 임원은 휴직 없이 1개월 급여를 반납한다.
또다른 대형건설사인 한화건설은 부장 5년차 이상 임직원을 상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한화건설 측은 희망퇴직 인원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200명 가량의 인원을 감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건설이 연말이 되기 전부터 인력조정에 나서는 것은 나빠진 실적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건설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881억1270만원이다.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 중동 현장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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