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펀드 보름만에 순자산 7兆 증발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유펀드 5개의 전날 종가 기준 순자산은 3452억원으로 설정액(9856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낮을수록 수익이 나는 인버스펀드 1개만 제외하고 모두 설정액 보다 순자산이 줄었다. 설정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는 운용설정액이 7965억원이지만 순자산은 2767억원에 그쳤다. 이 외에 3개 펀드도 반토막났다.
2월들어 국제유가가 WTI 기준 30달러 선을 밑돌면서 보름새 순자산이 줄어든 펀드도 속출했다. 펀드 설정액은 펀드의 총좌수를 말한다. 이런 설정액에 운용수익을 더한 것이 순자산이다. 설정액보다 순자산이 줄었다면 투자금 손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KB KStar미국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 H)’는 16일 기준 순자산이 57억원으로 2월초 64억원 대비 11% 줄었다. 같은 기간 ‘KTB WTI원유특별자산[원유-재간접]종류A’도 4억원이 증발했다.
1주일만에 수익률은 반토막이 났다. 최근 1주일간 2.51%의 손실이 발생한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의 1개월 전 수익률은 2.64%였다. ‘KB KStar미국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 H)’도 1개월과 1주일 수익률이 각각 -6.52%, -11.18%로 손실폭이 커졌다.
반면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에 1월 61억원에이어 이달에도 44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는 등 저가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카타르와 베네수엘라는 1월 11일 수준에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감산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지난 12일 12%이상 올랐던 유가는 16일 1% 이상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석유 생산량 감산 합의 전까지 유가 하락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어느 상품에 투자할지, 비중은 얼마나 하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두언 연구원은 “추가공급 사태가 지속될것으로 보고 중동산유국과 세일업체의 치킨게임이 계속되는 한 유가 하방압력으 지속될 것”이라며 “재정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오펙 국가들의 감산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유가 반등의 트리거는 6월 오펙회의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과거에도 낙폭이 과대했을 때 저점매수를 노린 자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역발상 투자 시 유가가 저점이라면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손실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망이 불투명할 때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은 일정부분 가둬놓은 상태에서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김수정 기자 sjk77@

뉴스웨이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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