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와 합병 후 지난해 적자 전환서준혁 합병 전 매각으로 138억원 차익 챙겨상속 재산은 물론 그동안 받아온 특혜 상당해
지난해 합병으로 탄생한 대명코퍼레이션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자 합병을 주도한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만 배를 채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 대표이사는 그동안 오너가(家)로 각종 특혜를 받아 눈총을 받고 있다.
대명코퍼레이션은 지난해 6월 대명엔터프라이즈가 대명코퍼레이션을 흡수·합병해 탄생했다. 대명엔터프라이즈는 100% 자회사인 대명코퍼레이션을 무증자 방식의 1대 0 합병비율로 흡수·합병했다.
합병은 서 대표이사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서 대표이사는 합병을 통해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여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호를 대명엔터프라이즈에서 대명코퍼레이션으로 변경했다.
합병 시 재계와 관련 업계는 대명코퍼레이션의 성장을 전망했다. 대명엔터프라이즈와 대명코퍼레이션 모두 그룹 내에서 흑자를 기록하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계열사로 합병을 통한 사업 확대와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인 유용희 대표이사가 영입돼 서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춘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 했다.
하지만 대명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대명코퍼레이션은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지난해 46억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054억7700만원으로 전년보다 14.7%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도 52억4400만원의 적자였다.
대명코퍼레이션은 적자가 사업 확장을 위한 브랜드 홍보 관련 마케팅 비용이 대폭 증가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명코퍼레이션이 ‘합병 등 종료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고 추진한 10개의 신규 사업 성과는 전무했다. 서 대표이사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전자다트 사업 역시 기대만 컸지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서 대표이사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지 않고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전자다트로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서 대표이사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고 당장 올해의 성장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대명코퍼레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사업 확대 등으로 재무제표상 한층 개선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적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사업 확대의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되며 올해도 실적 개선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 중요한 문제는 서 대표이사가 합병 전 대명코퍼레이션의 지분을 매각해 큰 이득을 얻었다는 것이다.
합병을 추진하기 전인 2009년 서 대표이사는 대명코퍼레이션을 통해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재계의 흑역사 중 하나인 떡볶이 체인점 ‘베거백’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서 대표이사는 떡볶이요리를 고급화해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세웠다. 하지만 서 대표이사의 계획과 달리 베거백은 시장 진출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서 대표이사는 관계 당국이 대기업의 기업소모성자재 사업과 골목상권 진출에 대해 제재 수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서울 강남 한복판과 목동, 비발디파크에 매장을 내는 무리수를 뒀다. 결국 이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고 베거백은 문을 연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철수하게 됐다.
이후 서 대표는 보유 중이던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70%를 대명엔터프라이즈에 138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매각과 함께 나머지 지분 30%도 사들인 대명엔터프라이즈는 대명코퍼레이션을 자회사로 만들었고 결국 지난해 무증자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
서 대표는 이 자금 중 11억2370만원을 사용해 당시 대명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을 사들였다. 서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매입 직전 2.60%에서 3.68%로 뛰며 대명홀딩스(현재 34.30%)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즉 서 대표이사만 이번 합병의 혜택을 톡톡히 본 셈이다.
서 대표이사의 혜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서 대표이사는 그동안 오너家로 많은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이사는 아버지의 타계 후 재산의 상당 부분을 물려받았다. 서 대표이사는 2001년 타계한 대명그룹 창업주 서홍송 회장과 현재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춘희 회장의 아들이다.
2001년 서 회장이 유언조차 없이 타계하면서 아내인 박 회장이 대명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서 회장 재산은 부인인 박 회장이 9분의 3, 서 대표이사를 포함한 세 자녀가 각각 9분의 2씩을 상속받아야 했지만 박 회장이 두 딸을 대리해 상속권포기 절차를 밟았으며 결국 재산은 박 회장과 서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여기에 서 대표이사는 현재 박 회장과 함께 대명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19개의 계열사로 이뤄진 대명그룹은 지주회사인 대명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한다. 대명홀딩스는 박춘희 회장 37.7%, 서 대표이사 36.4%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77.40%를 갖고 있다. 또 대명홀딩스는 대명건설(72.83%), 대명레저산업(100%), 대명코퍼레이션 등 주력 계열사들의 최대 주주다.
여기에 대명레저산업은 유-솔비넷(79.62%), 대명네트웍스(100%), DMS(100%), 벽송삼림업(100%), 벽송엔지니어링(99.00%), 오션글로벌코리아(46.08%) 등 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박 회장과 서 대표이사가 대명홀딩스를 통해 대명레저산업, 대명건설, 대명엔터프라이즈를 지배하고 다시 이들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는 서 대표이사의 의지대로 회사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동안 서 대표이사가 CCTV·드라마·영화·웨딩 등의 사업 경영을 단독으로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서 대표이사는 여러 가지 사업에 꾸준히 뛰어들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시간이 다소 지났지만 서 대표이사는 당시 막대한 이득을 챙겼고 회사는 결국 손해를 봤다. 이 때문에 대명코퍼레이션 합병으로 서 대표이사만 혜택을 봤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 대표이사는 올해 회사의 손실을 만회해야 하며 그렇게 못할 경우에는 경영능력과 그동안 받아온 특혜 등이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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