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부터 임직원 비리 논란 수습2015년 재승인 과정서 미래부 로비 의혹대포폰 사용, 비자금 조성 등 혐의 짙어져다만 사업권 박탈된 사례는 한번도 없어
지난 2년간 납품 비리 논란으로 어수선하던 롯데홈쇼핑을 해야 하는 책임자였던 강 대표마저 비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권마저 박탈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강 대표를 비롯한 여러 명의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대포폰을 사용한 사실을 적발하고 강 대표를 오는 12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해당 대포폰은 강 대표의 지시로 직원들이 나눠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포폰을 이용해 지난해 있었던 채널 재승인 심사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일부 임직원들이 회삿돈으로 매입한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 자금이 미래부 공무원들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여부가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강 대표는 2012년 초부터 롯데닷컴과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겸직하다 2014년 말 롯데홈쇼핑만 단독으로 맡게 된 5년차 CEO다.
2014년 말은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가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된 후 1심 재판이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당시 강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롯데홈쇼핑 단독 대표이사가 되면서 사태를 수습하고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사업권 재승인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신 전 대표가 거래업체 3곳으로부터 총 1억3300만원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은 만큼 롯데홈쇼핑의 투명성 확보에 주력해야 했다. 강 대표는 납품 과정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경영투명성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외부 전문가를 본사와 협력사간 소통전담자로 두는 ‘리스너 제도’ 등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롯데홈쇼핑은 사업권 재승인에 성공했다. 2014년 임직원 비리 문제로 3년으로 단축된 조건부 재승인이기는 했으나 일각에서 사업권 박탈 가능성까지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롯데홈쇼핑은 최근 재승인 과정에서 신 전 대표 등 임직원 비리 사실을 고의로 누락시킨 서류를 제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이미 미래부로부터 6개월간 프라임타임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여기에 최근 검찰 수사로 롯데홈쇼핑과 강 대표가 미래부 공무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이번 논란이 롯데홈쇼핑과 강 대표가 투명한 회사를 만들고자 했던 노력과는 완전히 대척되는 것인 만큼 그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얻어낸 사업권을 다시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금품 로비와 서류 누락을 통해 통해 감점을 면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래의 기준에 따라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영업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은 데다 홈쇼핑 채널 재승인을 취소한 사례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만큼 실제로 사업권 박탈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여러 중소 협력업체들이 롯데홈쇼핑과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재승인을 취소하기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고용 문제 등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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