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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K컬쳐가 위험하다

[사드 후폭풍]K뷰티·K컬쳐가 위험하다

등록 2016.08.08 07:06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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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복 현실화에 화장품, 문화 사업 악영향화장품은 중국 수요 높은 중저가 브랜드 타격 우려문화 사업도 빨간불···관영매체 여론 주도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라 경제적인 ‘보복’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사업과 한류를 이끌고 있는 대중문화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류를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화장품 사업은 최근 중국에서 높은 성장률을 이어왔던 만큼 가장 먼저 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5년 화장품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5억8780만달러(2조9280억원)로 전년(18억7만달러, 1조8959억원) 대비 43.76% 증가했다. 이를 주도한 것이 바로 중국 시장이다.

중국은 압도적인 화장품 수출 1위 국가로 수출액은 2014년 5억3360만달러에서 지난해 10억6237만 달러(1조2021억원)로 99%나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화장품 품질관리 강화 등 한국 화장품에 대한 견제가 우려되고 있던 차에 사드 배치까지 결정되면서 중국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에는 관영매체가 나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도 시작했다. 관영 CCTV는 최근 한국을 대표 화장품 품목인 마스크팩에 불량품이 많다는 내용을 장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언론은 물론 웨이보 등 화장품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돼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반한 감정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제도적인 압박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수출국가가 다양한 대기업보다 최근 중국 수요를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중소업체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가시화 된다면 화장품 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중국의 화장품 위생허가 기준 상향, 관세 인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 초기에는 큰 우려는 하지 않았으나 최근 중국 내 언론과 여론의 반응이 악화하고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문화 사업의 경우 중국의 압박이 다른 사업보다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배우 유인나는 현재 중국에서 후난위성TV의 28부작 드라마 '상애천사천년 2 : 달빛 아래의 교환'의 마무리 촬영을 앞두고 드라마에서 사실상 하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열릴 예정이었던 배우 김우빈과 수지의 팬미팅도 돌연 취소됐다. 걸그룹 와썹, 보이그룹 스누퍼 등도 중국 내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

소속사에서는 대부분 부인하고 있지만 배우 이준기의 영화 개봉 홍보행사 취소설,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의 예능 출연분 편집설 등 ‘사드 보복설’이 난무하고 있다.

관영매체에서 ‘한류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은 4일 사설에서 “사드로 인한 중한 관계 경색은 한국 연예 산업의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며 “중국 내 한류 스타의 활동 제약에 대해 한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은 한류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배우 박보검의 과거 CF 장면을 문제삼으며 온라인 여론조사도 펼치고 있다. 해당 CF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박보검이 중국과 만리장성을 모욕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정부가 한국 연예인의 출연 금지와 관련해서 공식적인 지침을 내린 정황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이전부터 중국이 한류 콘텐츠를 규제하려던 움직임이 시작됐었는데 사드 배치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한류 콘텐츠 사업이 여행, 면세점, 식음료, 화장품 등 다양한 사업들과 깊숙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국내의 대(對) 중국 사업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될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개인보다 애국심이 앞서는 중국인들이 한류 콘텐츠에 반대하며 반한, 혐한 움직임까지 보일 조짐이 있어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며 화장품주와 엔터테인먼트주 주가가 6일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아모레퍼시픽(-2.68%), LG생활건강(-4.47%), 잇츠스킨(-8.1%), 에이블씨엔씨(-5.49%), 코스맥스(-4.64%), 한국콜마(-3.09%), 토니모리(-6.37%) 등 화장품주들이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3.44%), JYP엔터테인먼트(-3.92%), YG엔터테인먼트(-.4.59%), FNC엔터테인먼트(-.7.56%), 키이스트(-3.83%), SM C&C(-5.59%), 큐브엔터(-1.52%), 쇼박스(-3.88%), NEW(-7%) 등 엔터관련주들도 줄줄이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현실화 하는 단계라는 구체적인 정황은 없지만 관영매체가 잇따라 국내 주요 사업 때리기를 시작했고 여기에 중국인들의 여론이 강하게 반응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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