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로 신격호·신동빈 곁에서 보좌한 인물검찰 수사 신동빈 향하던 상황에서책임지겠다는 의도로 극단적인 선택한듯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10분경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서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과 함께 이 회장의 차량을 발견했다. 차량에서는 이 부회장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너 일가에 대한 충성심과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담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이어 신동빈 회장까지 2대에 걸쳐 신임을 받은 인물이다. 2007년 그룹 정책본부에 입성해 신동빈 회장을 보좌했으며 2011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신 회장의 뒤를 이어 정책본부를 책임지게 됐다.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그룹의 경영과 주요 사업을 관장하는 조직으로 그 수장인 정책본부장직은 총수 일가의 활동을 보좌하고 90여개 계열사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자리다. 그만큼 40여년을 ‘롯데맨’으로 충성해온 이 부회장에 대한 오너 일가의 신망이 높았다는 의미다.
그룹의 자금 흐름도 이 부회장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로 꼽혔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알짜 자산을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로 헐값에 이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 그리고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300억원대 의심쩍은 자금을 받아 챙기기는 등의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렇듯 오너 일가의 의혹의 핵심으로 향하는 징검다리였던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을 향하는 수사의 마지막 길목에 위치한 인물이었고 동시에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9월 초 신 회장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 부회장의 자살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 조사를 받는 대신 입을 열지 않고 자살을 선택한 것에는 오너 일가의 목전에 닿은 수사를 막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군에게 충성하는 ‘사무라이’식 롯데그룹의 문화가 이 부회장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신 회장이 지난 10년간 롯데그룹을 총괄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 회장과 경영권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도 검찰 수사를 놓고 동생 신동빈 회장의 책임이라고 비판하는 중이었다. 수사가 신 회장까지 향하게 될 경우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신 회장에게까지 검찰 수사가 닿기 전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의도를 갖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유서에서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끝까지 옹호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 한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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