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매각 무산시 금호그룹 여신 전면 재검토 발언‘의도에 따른 은행의 여신관리’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금호그룹 계열사 여신회수 등 실제 가능성 크지 않아
앞서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소속기관 8개사는 20일 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금호’ 상표권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 상표권 사용 조건으로 ▲매출액의 0.2% 사용료 지급 ▲5년 기본 사용 후 15년 연장 가능 ▲중도 해지 가능 등을 제시한 반면 박 회장 측은 브랜드 가치 보전을 위해 ▲매출액의 0.5% 사용료 지급 ▲사용 기간 20년 보장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요구하며,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과 박 회장측이 금호 상표권 문제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은 무산될 위기까지 몰리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 회장에 대한 해임과 우선매수청구권 박탈은 물론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를 모두 재검토하겠다는 공식적인 압박까지 나섰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부실경영 문제로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을 넘어, 금호상표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금호 그룹 전체의 여신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겠다는 발언이다.
금감원 고위 임원은 “여신관리는 은행의 자율성에 따르지만 이번 채권단의 결정은 박 회장측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여신관리를 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 등 금호그룹 계열사에 대한 여신 회수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향후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되되거나 정상화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이번 대응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한 목적에서 취해진 것으로,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면서 “금호그룹 계열사에 대한 여신 전면 재검토 역시 아직 검토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채권단의 이같은 결정에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아직 상표권과 관련해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것은 없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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