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 금융위기 이후 최저

투자위축·실업으로 이어질수도

가동이 중단된 현대중공업 온산공장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지난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생산 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동률이 최저 수준으로 나타난 건 공장이 문을 열지 않았거나 문을 열어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제조업 가동률 하락이 투자 위축,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6%로 전분기의 72.8%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1분기의 66.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역대 2분기 기준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지난 1998년의 66.4% 이후 가장 낮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 2011년의 80.5% 이후 2012년 78.5%, 2013년 76.5%, 2014년 76.1%, 2015년 74.5%, 2016년 72.6%까지 떨어졌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70% 중후반을 유지해왔다. 종종 80%를 넘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분기의 80.9%를 끝으로 8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나타난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하락은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 이미 공장이 놀고 있는 상황에서는 설비에 추가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KDI는 지난 4월 ‘최근 설비투자 추이 분석: 제조업 가동률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일부 업종의 호황으로 설비투자가 개선되고 있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여전히 낮게 나타나고 있어서 설비투자를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은 지난 1980년대 이후 계속 위기지만 해외 수요 변화와 적응 여부에 따라 지금의 반도체와 섬유처럼 천양지차를 보인다”며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해외 수출용 제조업이 많아 여기에 종속된 측면이 있는 만큼 내수 비중 강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