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엔 120만대 내에도 관세 20% 부과연간 200만대 이상 대미 수출에 직격탄미국 공장 설립 일정 앞당겨 피해 최소화 계획정부와 공동 대응 나서···WTO 제소 검토
22일 정부와 업계는 미국 세이프가드 권고안 발표에 이은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와 삼성전자, LG전자 관계자 등이 참석해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정부와 업계는 미국 ITC 권고안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성천 차관보는 “미국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은 미국 소비자 선택을 제한할 뿐 아니라 현지 공장 설립으로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삼성과 LG의 노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ITC는 21일(현지시간) 120만대를 넘는 수입물량에 대해 3년에 걸쳐 1년차에 50%, 2년차에 45%, 3년차에 40%의 관세를 물리자는 TRQ(저율관세할당)권고안을 냈다. 여기에 120만대 이하에 대해선 관세를 물리지 말자는 안과 1년차에 20%, 2년차에 18%, 3년차에 15%를 물리자는 안으로 2가지 의견을 나누어 낸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양사의 기존 수출물량 가운데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100만대 가량에 40~50% 수준의 관세가 부과된다. 특히 120만대 할당량 이내 물량까지 ‘관세 20%’가 부과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해 나가면서 구제조치가 불가피할 경우 쿼터 내 관세가 없는 2안이 채택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보면 세탁기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최근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보이는 (국내 업체들의)성장세가 꺾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간 삼성전자가 120만대, LG전자가 110만대 가량을 수출한 것으로 추산하는데, LG전자의 경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20만여대를 빼면 90만여대가 관세 50% 범주에 들게 된다. 미국 현지 세탁기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세이프가드 발동 우려가 현실화가 된 가운데 업계는 정부와 함께 내년 2월게 최종안 발표까지 공동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LG는 각각 미국 현지공장 건설예정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주의 주지사, 의회관계자를 통해 우리측 입장이 대통령 최종결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 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겨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건설하고 있는 가전공장 완공을 내년 1분기로 앞당기고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도 당초 2019년 1분기로 예정된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완공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6개월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한미 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는 창원공장 수출물량을 늘리는 방안은 생산능력을 감안해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행정부·의회 핵심인사에 대한 아웃리치를 통해 세이프가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구제조치가 불가피할 경우 업계에서 희망하는 구제조치 방식이 채택되도록 우리측 입장을 지속 개진할 계획이다.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은 내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 최종안을 발표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최종결정시 국제규범 위반 여부를 확인 후 베트남 등 이해관계국과 공조하여 WTO 제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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