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연한 카드부터 상한제까지연일 구두개입하며 파열음만 지속급기야 청와대나서는 분위기 감지보유세, 부담금 등 경쟁?···시장 끙끙
“재건축 연한 연장은 지금으로서는 정해진 정책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상당히 신중히 검토할 생각입니다.”(1월2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강남 부동산 잡기 정책을 놓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강남 불패와의 한판 전쟁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연일 경쟁적으로 시장에 구두개입하는 등 부처간 혼선을 빚으며 문재인 대통령 등 청와대까지 나서야할만큼 이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김 경제부총리와 김 장관이 재건축 연한 카드는 물론 보유세, 분양가 상한제 등 핵심 정책을 놓고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는 모양새마저 나타나고 있어 이들간 입장조율이 가능할지 관가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30일 청와대에서 정부 출범 이후 부처 장, 차관이 모두 참석하는 워크숍을 주재한다. 올해 주요 업무보고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이날 워크숍은 특히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깊은 고민이 담겼다는 시선이다. 최근 가상화폐 정책을 비롯해 영유아 교육 정책 등 부처간 입장 조율이 끝나지 않은 정책이 외부로 터져나오다보니 청와대까지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강남 부동산 정책도 그렇다. 김 부총리과 김 장관이 강남 재건축 등에 구두개입하는 상황에서 연일 부처간 엇박자를 내다보니 시장 등에 파열음이 일파만파하고 있기 때문.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30년인 재건축 사업 연한 연장을 둘러싼 논란이다. 불과 한 달도 안 된 기간 동안 김 부총리와 김 장관이 상반된 내용의 발언을 했고 국토부 정책 담당자 입에서도 다른 발언이 나왔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를 믿기 어렵다는 불신과 함께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정리되지 않은 발언으로 시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강남 분양가상한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가 “단기적으로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의 해법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바로 다음날(9일)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용하겠다”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 국토부는 분양보증 승인 업무를 관할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나인원 한남 등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지 단지의 분양가를 사실상 제어하고 있다.
주로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을 타켓으로 하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손바닥 뒤집듯 달라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9월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보유세를 인상하는 문제를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가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부동산 보유세도 정책 변수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19일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의 재산가액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같이 균형 잡히게 봐야 한다”며 고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강남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에 대해선 김현미 장관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부는 최고 8억원에 딜하는 부담금을 내야한다고 엄포를 놓으며 경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렇듯 김 경제부총리와 김 장관이 강남 부동산을 놓고 연일 경쟁하듯 구두개입 등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을 문재인 대통령이 제대로 조율해 내 강남 시장을 안정화 시킬지 관가와 업계의 시선이 행정부 등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청와대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 강해지는 괴물같은 성질을 지녔다. 부처간 한 목소리가 나와도 잡힐까 말까한 판에 엇박자라면 집값만 더 부채질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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