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發 M&A 계기로 시장 분위기 가열KB금융, 롯데 금융 계열사 지분 인수 욕심?우리은행, 중대형 증권사 인수 총력 다할 듯
어렵게 되찾은 선두 자리를 내주고 싶지 않은 KB금융지주는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사업 역량의 확장을 위해 조용히 M&A 매물을 찾아보고 있다. 여기에 내년 초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금융권 M&A 시장의 큰손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일 오렌지라이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주당 4만7000원, 총액 2조2989억원의 조건으로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신한금융지주에 넘기게 됐다.
이번 M&A를 통해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포트폴리오상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생명보험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울 수 있게 됐고 MBK파트너스는 2013년 ING생명(오렌지라이프 전신)을 인수한 후 거액의 차익을 보게 됐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M&A 성사로 KB금융지주에 내준 금융지주 순이익 경쟁에서 다시금 선두 자리를 넘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인 1조7956억원에 오렌지라이프 상반기 순이익(1836억원)을 더하면 KB금융지주를 앞서게 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M&A가 성사됐다고 해서 먹성을 거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용병 회장이 “적당한 매물이 나온다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시장에 나서겠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한 만큼 비은행 계열 회사 중 적절한 매물이 나온다면 다시 한 번 시장에 손을 뻗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가 M&A를 통해 사세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자 다른 금융지주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무엇보다 M&A로 이익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KB금융지주를 주목할 만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금융권 M&A의 큰손으로 활약해왔다. 특히 이들 3개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후 그룹의 이익 총액이 급상승했다.
M&A를 통한 플러스 효과를 몸소 체험한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조용히 매물을 찾아보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매물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들이다. 롯데그룹은 비금융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금산분리 규정에 저촉돼 내년 10월 안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팔아야 한다.
롯데 금융 계열사들은 모두 KB금융지주의 기존 자회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매력적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롯데 측이 금융 계열사를 포기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KB금융지주 측이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KB금융지주가 순이익 증대를 위해 M&A에 나선다면 우리은행은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M&A를 추진하고 있다. 보험사나 여신전문금융사(캐피탈 등) 쪽을 주목하는 KB금융지주와 달리 우리은행은 증권사 인수에 욕심을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 우리금융지주의 재출범을 목표로 현재 각종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개월 안에 금융위원회에서 지주사 전환 인가가 나오고 12월 지주사 전환을 의결할 주주총회 등으로 제반 절차를 마무리하면 M&A의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은행이 눈여겨보고 있는 증권사는 외부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이 있고 일각에서는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삼성증권의 인수 가능성까지도 점치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증권사 인수를 필두로 보험사 등의 인수에도 나설 가능성이 있다. 과거의 우리금융그룹이 모든 금융업권 내에 자회사를 뒀던 만큼 예전의 위용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공격적 M&A에 나설 명분이 선명하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은행 역시 사세 확장을 위해 M&A 시장에 뛰어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와 올 연말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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