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가 외국계 투자회사 상대로 경영개선 요구19일 임시 주총에서 결판···찬성 50% 넘으면 운용사 교체맥쿼리인프라 지난 8월 한차례 운용보수 조정 나서
맥쿼리인프라는 오는 19일 오후 3시30분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펀드 법인이사이자 집합투자업자인 맥쿼리자산운용을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이번 주총은 국내 헤지펀드인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인트라에 코람코자산운용을 맥쿼리자산운용 대신 운용권자로 선정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안건에 대한 찬성률이 50%가 넘으면 운용사가 교체될 예정이며 찬성표가 50%를 넘지 않더라도 보수 인하에 공감하는 주주가 많을수록 맥쿼리인프라의 운용 부담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국계 헤지펀드가 국내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국내 사모펀드가 외국계 투자회사를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최초로 금융투자업게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6년 상장한 맥쿼리인프라는 용인∼서울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국내 12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시가총액 3조원 규모의 인프라펀드다. 호주 맥쿼리그룹 소속 맥쿼리자산운용이 펀드를 운용해왔다.
사건은 플랫폼파트너스가 지난 6월26일 맥쿼리인프라 이사회에 보수인하를 골자로 한 서신을 보내며 시작됐다. 이후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플랫폼파트너스는 자산운용사 교체 안건을 요청했고 지난 8월6일 임수주주총회 소집이 결정됐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의 지분 3.12%를 보유한 주주로 2015년 설립된 운용자산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산운용사다.
플랫폼파트너스 측은 맥쿼리자산운용이 지난 12년간 펀드 분배금의 32.1% 수준인 5353억원을 보수로 받아갔는데 이는 타 인프라펀드 운용보수 대비 최대 30배 많다며 운용보수를 현재 10분의 1수준인 시가총액 대비 연 0.125%로 변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파트너스가 주장하는 수준과 비슷한 운용보수를 제안한 코람코자산운용을 대체 운용사로 제시했다.
맥쿼리인프라는 공시를 통해 “당사의 법인이사를 코람코자산운용으로 교체하는 것은 당사의 운영에 불안정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람코자산운용은 상장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부족한 운용사로서 규제·운영·법률적 측면 포함 복잡한 연혁이 많은 사업을 영위하는 당사를 성공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플랫폼파트너스의 거센 공격에 맥쿼리인프라는 지난 8월10일 한차례 운용보수 체계를 조정하기도 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에 따르면 조정안 적용시, 지난해 총 기본보수의 8% 수준인 약 30억원의 보수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차입 한도인 5400억원을 전부 차입할 경우에는 최대 15%까지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과보수 지급 기준도 강화해 성과보수 계산 단위가 분기에서 연 단위로 변경되고 지급 시기는 일시 지급에서 3년간 3회에 걸쳐 분할지급되는 형태로 변경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플랫폼파트너스는 “애초 보수를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라고 제안했다”며 “보수 조정안은 주주와 시장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제안으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맥쿼리인프라 측은 플랫폼파트너스가 운영구조에 대해 왜곡된 시각에서 잘못된 주장을 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인프라를 ‘패시브 펀드’로 판단해 BTL(임대형 민자사업) 펀드와 보수 구조를 비교하고 있는데 맥쿼리는 12개 투자자산의 경영권을 보유하며 주무관청과 협상을 통해 주주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액티브 펀드’라는 입장이다.
액티브 펀드일 경우 맥쿼리인프라의 보수규모는 해외 상장 인프라펀드와 유사한 수준이다. 단 플랫폼파트너스 측은 맥쿼리인프라가 최근 신규 자산을 편입하지 않은 만큼 패시브 운용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맥쿼리자산운용은 플랫폼파트너스, 부국증권,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맥쿼리인프라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3개사가 공동의결권 행사를 목적으로 주식 대차거래를 했다는 의혹이다.
한편 이번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운용사 교체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으나 한국지배구조원,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등은 자산운용사 교체 안건에 찬성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