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분기 실적 전망 암울한데···최저임금 해법 찾기 ‘골머리’

작년 4Q 영업익 7천억대···시장 기대치 하회 전망

임금체계 개편도 시급···최저임금 산입 놓고 온도차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4분기 영업이익이 7000억원 수준에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이 2017년 대비 일제히 뒷걸음질 쳐 올해 실적 개선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현대차는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기 위해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해야 하는데 노동조합 동의가 필요해 해법 찾기가 다급해졌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8800억원 선으로 예측됐으나 새해 들어 시장이 보는 실적 전망치(7000억원 선)는 약 20%가량 낮아졌다. 2017년 4분기(7750억원)와 비교해서도 9% 이상 하락한 수치다.

증권사별로 보면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차 영업이익 추정치를 7098억원으로 예상했고, 하나금융투자는 6948억원, 현대차투자증권은 6778억원을 각각 전망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차 투입 초기의 마케팅 비용의 선반영 등으로 원가율에 부정적이었고, 통상 4분기에 비용집행이 많아지는 금융·기타 부문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2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던 현대차는 2017년 4분기부터 줄곧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대로 나온다면 5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게 된다.

올해는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산업수요 둔화와 미국발 관세 위협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엔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미국발 자동차관세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실적 개선이 필요한 시기에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법정 주휴시간(유급으로 처리되는 휴무시간)이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에 포함돼 임금 부담을 떠안게 됐다. 최저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직원들은 사원, 대리, 생산직 등 과장급 이하 현대차 6000여명, 기아차 1000여명, 현대모비스 1000여명 등 대략 8000명이다. 연봉 6000만원대 직원들까지 최저임금이 미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기 위해선 현재 격월로 주는 상여금 600%(전체 750%)를 매월 주거나 아니면 기본급을 높여 지난해(7530원)에 비해 10.9% 오른 최저임금(8350원)에 맞춰야 한다. 최저임금을 따지는 기준시간이 기존 월 174시간에서 올해부터 월 209시간(유급휴일 포함)으로 바뀌면서 현대차 과장급 이하 직원들의 시간당 급여가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됐다.

정부는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 적절한 시정 기간(6개월 유예기간)을 둬 노사 간 협의를 하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단협과 별개로 유예기간 내 노조와 최대한 원만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여금 분할지급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금지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상여금 지급 시기를 명시한 단체협상 위반이라는 점에서 노조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조는 현대차의 취업규칙 변경 공문을 전달받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거나 기본급을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사 간 협의가 조기에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는 5월께 시작될 예정인 2019년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최저임금 수정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 앞서 현대모비스는 이미 노조 측과 매달 상여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바꾸겠다는 내용 설명회를 가졌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을 계기로 임금체계 개편 협의를 그동안 진행해왔으며, 최저임금 문제까지 포함해 논의 중이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 내에서 급여 수준이 낮은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면 결국 임금을 더 받는 상급 근로자까지 연쇄적으로 임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기업(현대차)에서 가장 우려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