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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전문기관에 맡겨야”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전문기관에 맡겨야”

등록 2019.07.24 10:36

수정 2019.07.25 10:12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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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우건설 고위임원 본지 인터뷰서 밝혀“인수 벌써 10년···건설업 알법한데 아직요원”“조선 해운 등 구조조정 제대로된 사례 없어”“내부출신 CEO기용하고 매각도 외부에 줘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대우건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제공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대우건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제공

“KDB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능력이 없다고 봐야한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사례가 있지 않나. 대우조선해양 등 해운업도 (구조조정 등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우건설을 인수한지도 10년이 흘렀다. 이제 건설업을 알 법도 한데 아직도···. 이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에서) 손을 떼고 구조조정 전문기업에 (대우를) 맡겨야한다”

대우건설 공채출신 전직 고위 인사는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단칼에 이렇게 말했다. KDB산업은행이 자회사(KDB인베스트먼트)를 내세워 재차 매각을 시도한다고 하지만 산은 손아귀에 있는 자회사로 눈가리고 아옹이라는 시각이다.

그는 “산은이 갖고 있던 (대우건설 소유) 펀드가 3년 보유에 1회 연장까지 가능하다. 이제 추가 연장이 어려운 상황이 되자 자회사를 만들어 (산은의) 소유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봐야한다”라고 했다. 산은 자금이 없으면 자회사는 무용지물이 되는 만큼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 자회사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그는 KDB산은은 대우건설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할 능력이 없다고 봤다. 한진해운 파산 등 해운업은 실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데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도 매각작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마이너스의 손이란 오명을 갖고 있어서다. 건설업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10년간 산은이 산은 부행장 출신인 조현익 임경택 등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물론 송문선 등 CEO까지 보내 사실상 경영에도 나섰지만 기업 가치는 하락하며 제값을 받기가 요원한 상황이다.

KDB인베스트먼트라는 자회사를 앞세워 또다시 CFO 파견 등 기존 산은 방식 답습으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전직 고위 임원은 “지금까지 산은의 구조조정 매각 사례만 봐도 능력이 없다는 것이 판명이 나고 있다. 자회사는 대우건설 소유 문제 때문에 만든 것으로 안다. 이제 산은은 대우건설에서 손을 떼고 민간이나 시장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에 매각을 맡기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형식으로 분리해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 CEO를 이제 내부출신으로 기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체재 아래서 지속적으로 외부출신 수장이 낙하산 의혹 등으로 찍혀서 내려오다보니 기존 임직원들과의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며 대우건설 가치 성장 동력만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때 건설업계 사관학교로 업계 1위를 하던 대우건설이 무너진건 외부출신 CEO들이 외부 보은에만 신경쓰고 내부 소통에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박창민 전 사장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까지 휩싸여 불명예 퇴진까지 했지 않은가. 지금도 부장급들이 임원을 달면 CEO와의 소통보다 자기 생존이나 몸 사리기에만 열중한다. 이렇게해선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임직원들간 온정주의에 대해선 “대우건설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조직이다. 단순한 온정으로 불법을 눈감거나 하는 회사가 아니다. 지금처럼 산은 과장이 대우건설 본부장급들에게 갑질에 가까운 경영간섭 등 산은 체재의 부작용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매각 성사와 관련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대우건설이 여전히 영업이익 등 이익을 내고 있다. 토목이나 플랜트 사업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주택사업 영업이익률은 최대 10%를 넘길 정도로 양호하다. 일부 임직원과 재무 구조조정 등으로 가치를 올린다면 매각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의 구조조정과 KDB인베스트먼트의 ‘선 기업가치 제고 후 매각’ 방침에 반발해 강력 투쟁을 예고하던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등 산은에 대한 압박수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노조가 요구한 대화 요청에 수용의사를 보내오면서다. 그러나 구조조정이나 낙하산 CFO 포기 등 노조측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노조가 재차 강경 투쟁으로 돌아설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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