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vs 조현아 연합, 대규모 이사 후보 추천조 회장, 사내·외 총 7인···이사회 과반 차지 목적3자연합 후보 7인으로 동일, 1대1 전면전 불가피양 측 이사 모두 선임되면, 사상 초유 규모로 운영이사회 진입률 따라 승패 갈릴 듯, 결과 예단 어려워
한진칼은 지난 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달 27일 정기 주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또 이사 후보와 정관 변경, 배당안 등의 안건도 의결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구축한 3자 연합군은 지난달 13일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마친 바 있다. 공격세력이 자신들의 패를 먼저 까보인 만큼, 조 회장 측이 어떤 전략을 내놓을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조 회장은 ‘맞불작전’을 쓰기로 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수 만큼 동일하게 후보 라인업을 구성했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이사수는 3인 이상이면 되고, 인원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3자 연합 측 추천 후보가 이사로 대거 선임될 경우, 이사회 내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하은용 대한항공 최고재무책임자(CEO) 부사장의 신규 선임안을 올렸다. 하 부사장은 지난해 4월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별세로 공석이던 사내이사 1석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기존 사내이사인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로 약 2년 더 남아있다. 조 회장과 하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총 3명의 사내이사진을 꾸리게 된다.
이는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사내이사와 기타 비상무이사 3명의 숫자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라는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3자 연합은 사내이사 후보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2인을 추천했다.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를 올렸다.
조 회장 측은 사외이사 후보로 5명을 추천했다. 3자 연합(4명)보다 1명 더 많다. 임기 만료로 이사회에서 빠지는 이석우 사외이사의 자리를 채우면서, 3자 연합 측과 일대일 전면전이 가능하도록 후보 진영을 구축했다.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금융·행정 전문가인 김석동 후보와 서강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재무·금융 전문가 박영석 후보, 자본시장 전문가 임춘수 후보, 법률 전문가이자 여성 후보인 최윤희 후보, 법률 전문가인 이동명 후보다.
3자 연합은 회계 전문가인 서윤석 후보와 기업재무 전문가 여은정 후보, 부동산 전문가 이형석 후보, 법률 전문가 구본주 후보를 제안했다.
조 회장의 전략대로 한진칼 측 후보 전체가 주총을 통과하면 이사회는 임기가 남은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까지 더해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이는 지주회사의 통상적인 이사회 규모인 7~11명에 해당한다.
하지만 3자 연합 측의 후보 7명이 모두 진입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총 찬반 투표 결과,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만 얻으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다.
지난해 말 폐쇄된 한진칼 주주명부 기준 조 회장 우호지분은 33.45%이고, 3자 연합은 31.98%다. 양 측 지분 합만으로도 65%가 넘는다. 지난해 주총 참석률은 77%였고, 올해는 85%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으로 3자 연합이 10%의 지분만 더 모으면 승산이 있다.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 측 제안 후보들이 모두 이사회에 진입한다면, 이사회는 총 18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규모로 운영된다. 다만 조 회장 측은 이사회 18명 중 과반인 10명을 확보하게 되면서 주도권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른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분야에서 중복되는 인사들이 포진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가정일 뿐이다. 표대결 변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어느 편이 승기를 거머쥘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조 회장이나 3자 연합 중 한 쪽이 압승하거나, 3자 연합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과 3자 연합 모두 대규모의 후보진을 공개하며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며 “누구 편의 후보가 얼마나 더 많이 이사로 선임되느냐가 이번 주총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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