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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품 떠나자 더 잘나가는 SK증권

그룹 품 떠나자 더 잘나가는 SK증권

등록 2020.06.08 12:19

김소윤

  기자

SK그룹 의리 경영, 회사채주관 딜 싹쓸이 SK바이오팜 상장 인수단으로 합류하기도독립하자 그룹 딜 주관 맡기가 수월해져2년 전 SK㈜→JW비아이지로 대주주 바껴한때 그룹후광 사라지자 신용등급 위기도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박혜수 기자)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SK증권은 1955년 설립된 신우증권이 전신인데 태평양그룹을 거쳐 1992년 SK그룹에 편입된 회사다. 그러나 SK그룹이 지주사체제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금융회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SK증권을 매각해야했다. SK증권은 2018년 ‘JW비아이지’로 주인이 바뀌게 됐고, 26년 만에 SK그룹에서 떠나게 됐다.

SK그룹 품을 떠날 채비하는 SK증권에게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주인이 바뀌면서 SK그룹이 SK증권에게 지원했던 계열물량이 축소되는 등 그룹후광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SK증권에 대한 SK그룹의 의리 경영은 지속됐고, 오히려 금융당국 규제라는 ‘족쇄’(금산분리법)에서 벗어나면서 그룹사 딜 주관 맡기가 이전보다 더 수월해졌다.

다시 말해서 계열분리 이전에는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SK그룹 계열사들이 공모채를 발행할 때 대표주관을 맡지 못했는데 계열분리 이후에는 자유로워진 것이다. 오히려 SK그룹과 계열사 관계였을 땐 공모채 대표 주관을 맡지 못했다.

실제 SK증권은 SK케미칼, SK실트론,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하이닉스, SK종합화학,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건설, SKC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공모채 발행 주관을 속속히 맡으면서 작년 공모 회사채 주관 순위를 5위자리까지 끌어 올렸다.

다른 한편으론 SK그룹이 계열분리 이후에도 각종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 SK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SK증권이 DCM 분야에 특화된 증권사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총 3조2300억원 규모의 SK그룹 회사채를 인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 전체 발행액 8조5250억원 가운데 37.89%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SK증권의 전체 인수 실적에서 SK그룹 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서고 있다.

이렇듯 당초 업계가 우려했던 ‘SK증권 홀로서기’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셈이다. 특히 SK증권은 회사채 주관 딜을 싹쓸이하면서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계열분리 이후 IPO시장에서의 딜 또한 한층 더 수월해진 모습이다. SK증권은 전통 IB분야라고 볼 수 있는 ECM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올해 ‘최대어’인 SK바이오팜 상장 인수단에 합류하면서 향후 추가 실적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바이오팜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다. 여기에 인수단으로 SK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도 과거 SK그룹 계열사라는 인연 때문에 인수단으로서 지위가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IPO팀은 그간 직접 상장 주관에 나서기보다 주로 스팩(SPAC) 상장에 주력했는데, IPO부문에서 별다른 실적 쌓기 모습을 보이질 않아왔다.

이렇듯 SK증권은 당국규제에 벗어나면서 SK그룹 계열사들의 대표주관을 속속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사인데도 일반 회사채 대표주관부문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SK증권은 그간 약점으로 작용했던 ECM부문에서 향후 ‘실적쌓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같은 경우에는 ECM본부에 IPO팀과 중소·중견기업금융(SME)팀을 두는 방식으로 조직도 개편했고, 2018년에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신기술사업금융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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