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주주 스틱인베·4대주주 메인스톤, 나란히 매도“블록딜 대신 장내서 던져 하락”···도덕적 해이 비판도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빅히트 3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4대주주인 메인스톤은 빅히트 상장 당일인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빅히트 보통주 177만8058주를 매도했습니다. 평균 처분단가는 23만1856원으로 총 4258억963만원 규모입니다.
메인스톤과 특별관계자 이스톤제1호는 15일부터 20일까지 매일 빅히트 지분을 처분했습니다. 상장 첫날부터 이튿날까지 메인스톤은 1296억원 어치를, 이스톤제1호는 765억원 어치를 팔았습니다. 19일과 20일에도 매도 규모가 소폭 줄긴 했지만 각각 489억원, 121억원 규모를 팔았습니다.
메인스톤과 이스톤제1호의 평균 처분단가는 첫날 28만8718~28만9203원으로 당시 종가(25만8000원)보다 12%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상장 직후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평균 처분단가도 함께 내려가긴 했지만 대부분 장중 고점 수준에 매도가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도 타이밍이 가장 좋았던(?) 곳은 스틱인베스트먼트였습니다. 스틱인베의 특별관계자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은 상장 첫날 31만2874원에 19만6177주를 팔아 614억원의 잭팟을 올렸습니다. 빅히트 주가는 상장 직후부터 약 30분 가량만 30만원을 웃돌았고 이후 하락했는데, 찰나의 순간 매도 찬스를 놓치지 않은 셈입니다.
이들은 의무보유확약하지 않은 미확약 매물 중 일부를 통해 차익실현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빅히트 보유 주식 346만2880주 중 70%에 해당하는 242만4016주에 3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했습니다. 잔여 주식 중 3개월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84만2687주는 언제든 매각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주요 대주주들의 매도를 보며 개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간 IPO 대어로 불리며 공모주 열풍을 이어온 빅히트였고, 상장 첫날 약 3분간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한 만큼 추가 반등 기대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모가 산정이 잘못됐다’며 산정 과정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모펀드들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가 아닌 장내 매도를 통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메인스톤과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5일부터 20일까지 모두 장내 매도를 통해 보유 주식을 줄여나갔습니다.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상장 직후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2대주주 넷마블의 행보를 보면 아쉬움은 더 큽니다. 넷마블은 전날 공시를 통해 신규 상장으로 배정받은 빅히트 지분 19.90%(708만7569주)를 그대로 보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넷마블은 해당 물량에 대해 6개월 의무보유확약을 자발적으로 적용한 상태입니다. 2대주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할 수 있겠죠.
사모펀드가 수익을 추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고점에 팔고, 떨어지기 전에 팔고, 타이밍을 노려 파는 것은 초보 개미들도 아는 투자 방법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공모주 열풍 시기에 찬물을 끼얹는 대주주의 대량 매도 행태를 보며 개인 투자자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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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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