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한번도 거치지 않고 GTX 발표로 논란됐는데 “예타 필요없다, 공사비도 우리가 부담한다”던 LH창릉에도 땅 투기 의혹 나와, LH와 연관성 있다 관측투기로는 부족했나···GTX 기습발표로 ‘땅값 뻥튀기’ 의도
그런데 10일 이날 창릉지구 일대에서 투기 정황들이 광범위하게 확인됐다고 알려졌다. 한 언론매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5월까지, 창릉지구 일대에서 등기된 토지 15곳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10명 이상이 공유지분으로 매매하고 10곳에서 지분 쪼개기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2019년에는 1월부터 5월 창릉신도시 발표 직전까지 화전동을 비롯해 같은 중심부인 용두동까지 포함한 토지 거래가 총 44건이었는데, 이 중에서는 평소 거래가 뜸한 개발제한구역이 절반 넘게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량 등 관련 내용만 보더라도 투기 의혹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여론에서는 창릉지구의 땅 투기 의혹이 LH와 전혀 무관치 않다고 확신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신도시 발표 이전에 미리 차명으로 창릉지구 일대의 땅을 사들여 놓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GTX 창릉’의 기습 발표를 가장 먼저 꼬집었다. 지난 12월 28일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인 경기도 고양 창릉 지구에 GTX-A 창릉역을 신설한다고 기습 발표해 실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토부에서도 그간 창릉역 신설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작스레 창릉역 신설을 공청회 한 번도 거치지 않고 기습 발표한 것이다.
LH가 굳이 창릉역 공시비를 전액 부담해준다는 대목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시 국토부는 10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감당할 주체가 없어 GTX 창릉역 신설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갑자기 LH가 나서서 그 사업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LH가 1650억원에 이르는 창릉역 공사비 전액을 감당하겠다고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국토부로서는 창릉역 신설을 미룰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GTX 창릉역 기습 발표했던 시기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사퇴하고 LH 사장 출신인 변창흠 장관에게로 바톤 터치가 되던 때였는데, 이 역시도 LH(땅 투기 의혹)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시나리오를 정리하자면 LH직원들이 2019년 5월 창릉 신도시 발표 전에 내부정보로 미리 땅을 사놓은 다음, 변창흠 장관이 취임하던 때 LH직원들이 사놓았던 땅(창릉)에다 GTX역을 기습적으로 추가해 땅 값이 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GTX 광화문역 신설은 아직도 국토부, 시공사, 서울시가 비용부담을 놓고 협상 중이다”라며 “그런데 소수의 사람들만 원하는 GTX 창릉역은 공청회 한번 거치지 않고 갑자기 신설발표가 나왔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논란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예타(예비타당성 조사)도 필요없다, 우리(LH)가 돈 다 낸다고 했던 LH. 공기업으로 운영되는 만큼 천문학적인 공사비를 쏟아내도 자기네들 배만 부르면(땅 값 상승) 회사는 내 알바 아닌 식인 듯”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미 창릉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고양·일산지역에서는 LH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고양지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진짜 화가 난다”, “혈압만 오른다”는 게시글들이 폭주하기도 했고, 일산 주민연합회도 “LH를 더 이상 못 믿겠다”며 3기 신도시 지정 재검토 및 취소를 위한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고양지역 시민단체들은 “2년 전에도 도면 유출로 투기 문제가 제기됐던 창릉신도시를 철회해야 한다”며 고발과 청원 등 단체행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LH는 직원들이 고양 창릉 신도시 지정 전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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