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강조하던 정세균 총리와 달리홍남기 “환골탈태” 언급···미묘한 온도차LH공사법 개정 등 국회가 발목잡을 듯공공특별법 심사도 못해···선거도 변수
“이달 말까지 투기 근절 및 재발 방지와 LH 환골탈태에 관한 대책안을 확정·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검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강력하면서도 가장 합리적인 혁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17일 제1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LH의 ‘개혁안’이 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간 발언 수위 차이 등 정부내에서 조차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더욱이 정부가 사실상 ‘셀프 개혁안’을 내놓더라도 공공주택특별법 LH법 등 개정안에서 국회가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이 높은 데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표가 급한 정치권이 강수를 둘 공산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단 정부내에서 균열조짐이 보인다. 지난주 정세균 국무총리가 LH해체까지 언급하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환골탈태“라는 표현을 쓰며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홍 부총리는 이날 “거대 공기업인 LH의 역할과 기능, 조직과 인력, 사업구조와 추진 등은 물론 청렴강화 및 윤리경영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을 면밀히 점검해 강력하면서도 가장 합리적인 혁신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1일 정부합동조사 브리핑에서 정세균 총리가 세월호 사태 당시의 해양경찰청 해체를 연상케하는 LH해체를 언급하며 으름장을 놓던 발언과는 분명한 차이가 보인 것이다.
더욱이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환골탈태라는 표현을 썼는데, 완전해체나 쪼개기(토지공사·주택공사) 등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LH를 그대로 두고 토지, 주택, 분양, 관리 등으로 나눠진 기능을 조직상으로 분리해 정보 독점 등 시스템을 바꾸는 정도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어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최근 기획재정부·국무조정실과의 논의과정에서 이 같은 방안을 현실적 대책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H해체를 공언했던 정부가 용두사미 개혁안을 내놨다고 할만큼 힘을 뺀 개혁안이란 게 관가의 정설이다.
여기에 이날 오후에 예정됐던 정세균 부총리 주재 회의마저 돌연 취소됐다. 이날 홍 부총리 주재로 부동산관계장관 회의 후, 오후엔 정 국무총리가 다시한번 장관들을 모아 LH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슬그머니 없던일로 했다. LH개혁안을 놓고 정부 내 대책 방향이 서로 엇갈리면서 혼선을 빚은 방증이란 관측이다.
뿐만 아니다. 정부가 셀프 개혁안을 내놓더라도 국회에서 받아들여질지도 미지수다. 결국 LH에 대한 혁신안이 LH법 개정 등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국회가 사후약방문식로 법안을 쏟아내기에만 바쁘고, 법안통과는 뒷전으로 하고 때문. 실제 최근 공직자과 공기업 종사자 등의 재산신고 의무를 강화하고 부당이익 환수방안을 추가한 공직자윤리법이나 공공주택특별법, 도시개발법 등을 추가하면 새로 나온 법안만 30건이 넘는다.
그럼에도 법안 통과는 요원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6일 국토법안소위를 열어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과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20여건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LH개혁안에 발목을 잘 수 있다. 여야 각당 후보들이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를 떠오른 LH개혁안에 여론에 편승해 너도나도 훈수를 둔다면 LH개혁안이 산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례로 범여권 유력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지만,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는다”라며 LH특검을 제안한바 있다. 최근엔 “3기 신도시 토지 소유자를 전수조사하자”고 제안했다.
관가 한 관계자는 “벌써부터 범정부차원의 LH개혁안이 크게 후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데도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당장 표얻기에 바쁘다. 국가차원에서 주택정책 백년대계 차원에서 고민해야하는 LH개혁안이 시작도 하기전에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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