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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 앱 묶고 서비스 붙이고···“뭉쳐야 산다”

금융 은행

[금융을 D-Sign 하라②] 은행 앱 묶고 서비스 붙이고···“뭉쳐야 산다”

등록 2021.07.25 09:02

임정혁

,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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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지옥’ 꼬리표 떼고 통합 앱 완성금융 넘어 생활 플랫폼까지 고도화음식배달·택배 서비스 등 론칭 예정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토스의 간편 송금 서비스 등장으로 시중은행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에 불이 붙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쏘아올린 ‘슈퍼 앱’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전부 잡기 위한 시중은행의 ‘원 앱’ 반격도 한층 가팔라졌다.

시중은행은 ‘앱 지옥’ 꼬리표가 따라붙던 혹평을 떨쳐내고 하나의 앱에서 금융·생활 서비스가 모두 가능하도록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쪼개진 서비스가 우후죽순 관련 앱으로 뜨는 현상을 걷어낸 뒤에 예전 앱을 이용하는 고객까지 편의성으로 무장한 ‘원 앱’에 불러 모으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한발 늦었지만···국민은행, 앱 통합 연내 마무리=KB국민은행은 오는 10월 앱 통합을 목표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인은행플랫폼부가 주도하는 모바일 앱 통합 작업 ‘뉴 스타뱅킹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기존 ‘스타뱅킹’을 업그레이드하고 MZ세대(1980~200년대생)를 위한 ‘리브’를 가져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풀뱅킹 서비스로 불리는 스타뱅킹을 뉴 스타뱅킹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MZ세대를 위한 리브를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이 뼈대를 이루는 셈이다.

이는 최소 2개의 가벼운 앱으로 모바일 시장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현재 이용률이 저조한 앱과 메뉴를 줄이고 이들을 하나로 묶는 방식에 고심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KB모바일인증서를 활용해 이 인증서 하나로 카드, 증권, 보험 등 계열사 업무를 넘나드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그간 깔아야할 KB 앱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몇 개의 앱으로 줄이겠다는 확정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고객 편의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준비하고 있다”며 “단순히 앱 개수를 줄이는 것에 방향성을 두고 있지 않고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 계열사, 공공기관, 핀테크 업체와 연결할 수 있는 확장형 종합 플랫폼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앱 묶고 서비스 붙이고···“뭉쳐야 산다” 기사의 사진

◇앱 고도화 ‘열심’···비금융 서비스까지 한번에=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쏠(SOL)’을 중심으로 통합돼 있다. 지난 2018년 앱 통합 작업을 통해 ‘원 앱’으로 만들었다. 국내 은행 업무는 ‘쏠’을 통해 모두 가능하고 기업 뱅킹과 글로벌 뱅킹은 나누어서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쏠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쏠에서 모든 금융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지난 5일에는 시중은행 처음으로 ‘비대면 증권계좌 일괄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쏠에서 가입 한 번으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총 9곳의 증권사에 계좌를 동시에 신규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12월 선보일 음식배달 서비스 플랫폼 역시 쏠 안에서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 라이더 전용 대출 상품, 플랫폼과 매출 대금 기반 대출 및 선정산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의 편의성도 높이고 소상공인들이 정산을 빨리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미 쏠 내 라이프 플랫폼에서 소비와 재테크, 재미 등으로 카테고리를 구성해 생황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해당 서비스도 쏠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은행 역시 ‘우리WON뱅킹’ 앱을 중심으로 통합 운영 중인 가운데 이용 타깃을 세분화해 2030 젊은 세대를 위한 ‘우리은행 위비뱅크’도 유지 중이다. 외국인 뱅킹 서비스를 비롯해 플랫폼이 전혀 다른 우리은행 우리워치뱅킹 서비스 외에는 통합이 된 상황이다.

이전에는 앱 단위로 구현을 했다면 요즘에는 모바일 웹과 연동을 시켜 구동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우리WON뱅킹에 통합이 된 상황이다.

우리은행 역시 앱 고도화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 추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내 개시를 목표로 ‘택배 예약/조회 서비스’ 제휴가 대표적이다. 우리WON뱅킹을 통해 고객들이 택배를 신청하면 택배기사가 집에 방문해 물품을 수거할 수도 있고, 본인이 지정한 편의점에 물건을 맡기면 택배기사가 픽업해가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을 앞두고 통합 앱 ‘하나원큐’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IT 기술개발 인력과 사업부 인력을 통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든 채널을 동시 관리하는 ‘옴니채널’을 만드는 구상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이미 ‘통합 앱’ 수준으로 거듭난 하나원큐의 기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종합 금융서비스를 담은 ‘뉴 하나원큐’를 내놓으면서 은행권 최초의 간편 얼굴인식으로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 연계한 주식 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등 다양한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개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SO’ 방식을 택한 것인데 별도의 앱을 따로 다운받지 않고 한 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앱 통합에서 앞서나갔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하나은행은 하나원큐에서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와 해당 차량의 보험사고 이력 등을 확인하고 정비까지도 가능한 원클릭 서비스를 넣는 등 통합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넣고 병원과 진료데이터를 연결해 증빙서류 발급없이도 보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 은행 앱의 통합이 늦고 UI/UX가 이용자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는 앱에서 할 수 있는 업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은행 앱에서는 이체는 물론 각 종 대출, 공과금 납부에서부터 외환업무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 플랫폼화 등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고도화 전략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앱 통합 전략은 그동안 핀테크사에 내준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며 “고객들에게 은행 앱이 가벼워졌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시작하면 은행 고유의 확장 서비스를 추가해 신생 핀테크 업체를 뛰어넘는 더욱 강력한 앱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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