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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공모 현대중공업···청약 때 유념해야 할 세 가지

1조 공모 현대중공업···청약 때 유념해야 할 세 가지

등록 2021.08.30 13:58

수정 2021.08.30 16:05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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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할인된 보수적 기업가치···4~5조 시총 예상전통산업에 대한 투심관건···“슈퍼사이클 재현 힘들어”증권가 “향후 50% 상승여력, 적정주가 9만원” 제시

1조 공모 현대중공업···청약 때 유념해야 할 세 가지 기사의 사진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오는 9월 코스피 시장에 출격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조원을 조달하는 현대중공업은 상장 후 4~5조원대의 몸값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과 소송, 낮게 평가받는 기업가치, 전통산업에 대한 투심 약화 등은 투자 리스크로 지적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2~3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5만2000~6만원이며, 공모금액은 9360억~1조800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9월 7~8일)을 거쳐 다음달 1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5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물적분할된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다. 선박·해양플랜트·선박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중공업은 매출·수주잔고·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 조선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중공업의 적정주가를 9만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 마감)’은 힘들지만 약 50% 가량 상승여력이 있는 셈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업종내 톱픽인 현대중공업에 대해 목표주가 9만원, 투자의견 매수로 커버리지를 시작한다”며 “하반기 에너지 운반선 시황 회복, 2023년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차별적 수주잔고 증가, 선가 인상, 상장 이후 경쟁사들과의 밸류에이션 차이 축소 등이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청약 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리스크도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수십여 개의 투자위험이 빼곡하게 담겼다.

증권신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 중 하나는 ‘소송’이다. 먼저 쿠웨이트 오일 컴퍼니(KOC)가 제기한 해양플랜트 하자 관련 다툼이 있다. KOC는 지난해 2월 런던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2015년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근로자들이 법정수당 및 약정수당 등을 재산정하라며 제기한 임금청구소송은 상고심 절차 진행 중이며 대법원에서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은 해고무효확인 및 손해배상 관련 42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소송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실제 배상액은 소송가액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본다”며 “KOC 건과 가스공사 건 모두 이미 충당금으로 설정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소송에 따른 재정적 손실은 우려만큼 크지 않다는 뜻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보수적인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조선업체는 통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통해 기업가치를 매기는데, 비교기업의 평균 PBR(1.12배)을 적용한 현대중공업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5조3264억원에 그친다. 그간 증권가가 추정해왔던 ‘6조원’의 몸값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 할인은 대규모 적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후판 가격 인상을 감안해 총 8960억원에 이르는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했다. 상반기 톤당 70만원이던 후판 가격이 곧 10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회계 장부에 반영한 결과다.

다만 할인율을 적용한 현대중공업의 공모 PBR 밴드는 0.77~0.89배로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상장된다. 현대중공업의 공모가가 최대 20% 가량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약 흥행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하지만 가격에 메리트가 있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지는 미지수다. 최근 공모주 열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2차전지, 메타버스, 바이오 등 성장이 기대되는 신산업에 청약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속한 전통산업군에 대한 투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상장을 추진하자 업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현대중공업은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현대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를 모기업에 주고 전통산업인 조선업만 남긴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를 배포할 당시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평판 악화를 우려해 입찰 참여를 고사했던 것으로 안다”며 “해양부문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으나 2005~2008년의 슈퍼사이클을 재현하긴 현실적으로 힘든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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