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6개월간 계도기간 끝···25일 본격 시행원수보험사는 준비 끝냈데도 GA는 과징금 우려“교육·광고 심의했지만 모든 설계사 관리 어려워”금융플랫폼 보험 상품 비교·판매에는 난항 전망
원수보험사는 금소법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영업 활동이 이뤄지는 보험대리점(GA) 입장은 달랐다. GA는 금소법 시행 이전에 수 차례 판매 교육을 진행하고 광고물 심의를 준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지만 많은 설계사를 일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금융당국이 온라인 금융플랫폼 업체의 ‘보험상품 비교서비스’를 중개 행위로 간주하고 판매를 중지시키면서, 빅테크 업체들도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협회와 원수보험사는 오는 25일 금소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6대 판매원칙을 준수하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표준내부통제기준’ 및 ‘금융소비자보호기준’을 만들었다. 보험설계사가 5인 이상인 대리점은 이를 지켜야 한다.
내부통제기준에는 ▲내부통제기준 미제정 시 과태로 1억원 이하 부과 ▲대형 GA의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금융소비자보호 총괄기관 설치 등이 담겼다. 금융소비자보호기준에는 민원처리 전자정보처리시스템 구축도 포함됐다.
그러나 GA들은 처벌 규정이 과한 데다 설계사들의 기존 영업방식인 개별 블로그, SNS 광고를 일일이 통제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GA 설계사들은 보험사 전속 설계사들과는 다르게 개별 SNS를 활용해 영업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금소법이 시행되면 영업을 위한 모든 광고물(팜플렛·현수막·배너·유튜브 등)을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승인 받아 사용해야 한다. 만약 미승인 자료를 사용해 문제가 생길 경우 계약 무효처리 및 수수료 환수는 물론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이에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영업 규제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GA에서는 현실적으로 관리가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대형 법인 보험대리점 관계자는 “금소법 계도기간 동안 준법 감시팀을 통해 광고물 자정을 진행하고 어떤 광고 채널은 없애기도 했다”며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제도가 정착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과태료 폭탄을 맞을 수도 있어 우려가 크다”며 “소속 설계사 중에는 영업활동에 제약이 커지는 데 불만을 표하거나 제도 자체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다수”라고 부연했다.
금소법을 악용하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보험 설계사에 대한 규제는 강화된 반면 소비자 민원 증가와 관련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GA 관계자는 “최근 현장에선 보험 상품 민원을 대행하는 업체가 생기는 등 블랙컨슈머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며 “실제 민원 건수도 상당히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계사들은 금소법을 제대로 이행해 상품을 판매해도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계도기간이 종료된 위에도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는 기간을 고려해 보완 기간 동안은 원칙대로 조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금융플랫폼 운영 빅테크사도 보험 관련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 업체들이 제공하던 ‘보험상품 비교서비스’ 및 대출 비교, 펀드 판매 등이 ‘중개’ 서비스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중개 권한이 있는 업체만 이같은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6개 손보사(현대해상·DB손보·KB손보·하나손보·악사손보·캐롯손보)와 제휴해 운영하던 자동차보험료 비교가입 서비스를 24일까지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서비스 중단 이후에는 배너 광고 형태의 제휴만 유지할 계획이다.
상품 비교 서비스 뿐 아니라 ▲운전자보험(삼성화재) ▲반려동물 보험(삼성화재) ▲운동보험(메리츠화재) ▲휴대폰보험(메리츠화재) ▲해외여행자보험(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현대해상) ▲리치앤코 소속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된 ‘보험 해결사’ 서비스 등도 중단했다.
이런 상황은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등에도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똑같이 적용된다. 금감원은 향후 손해보험사들이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상품 전체 현황을 파악한 뒤 추가적인 관리 감독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가운데 플랫폼사와 제휴를 맺은 손해보험사들은 ‘강 건너 불 구경’ 정도의 태도다. 앞서 빅테크 업체들이 광고 수수료 명목으로 판매 수익의 11%를 요구하면서 보험사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는 데다, 대형 플랫폼이 아니라도 광고 및 고객 영입을 위한 창구는 많기 때문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원수 보험사들은 금소법과 관련한 준비를 이미 끝냈고 새로운 이슈는 없다”며 “빅테크 업체 비교서비스 종료 문제는 당국과 금융플랫폼사 간의 일이라서 보험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