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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승계 속도 내는 농심···신동원 대표 자리 물러나고 장남 초고속 승진

경영승계 속도 내는 농심···신동원 대표 자리 물러나고 장남 초고속 승진

등록 2021.11.30 16:44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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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춘호 회장 별세 후 2세 3형제 계열 분리도 서둘러신동원 회장 장남 신상열 농심 입사 3년 만에 상무 승진경영기획팀 거쳐 구매담당 맡아 원자재 수급 핵심 업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농심이 ‘3세 경영’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아직 20대에 불과한 신 상무가 입사 3년 만에 임원직에 오르면서 농심의 승계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장이 구매 담당 임원(상무)으로 승진시켰다. 이와 함께 이병학 생산부문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로 내정하면서 신동원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만 맡기로 했다.

신상열 상무는 1993년생으로 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3월 농심에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경영전략과 기획, 예산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 왔으며 대리, 부장을 거쳐 빠르게 상무로 승진하게 됐다. 부장 승진 1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번에 신 상무가 맡게 된 구매담당 업무는 원자재 수급과 관련돼 있어 핵심 업무로 꼽힌다. 식품 특성 상 전체 원가 중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원자재 가격에 따라 소비자 가격까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원자재 수급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아버지인 신동원 회장 또한 이른 나이에 경영 수업을 받았다. 신 회장은 1958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와 경영대학원 무역학 석사를 마친 후 20대 초반 농심 해외사업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30대에는 일본 도쿄지사장에 올랐고 이후 정책조정실 상무, 전무를 거쳐 30대 후반에 농심 국제담당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아직 20대인 신 상무가 일찌감치 임원직에 오르면서 승계 작업에 더욱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들 형제가 각자 독립경영에 나설 것이란 점 또한 3세 경영 가속화에 무게를 싣는다. 농심그룹은 조만간 대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커 곧 계열 분리를 할 것이란 관측이다.

농심그룹은 주력 상품인 라면은 농심, 포장지는 율촌화학, 라면 스프는 태경농산이 담당하는 등 계열사들이 원료 생산부터 판매까지 맡아 내부거래를 하는 구조다. 이미 자산규모가 대기업집단 기준인 5조원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에 조만간 대기업집단에 지정될 전망이다.

농심그룹이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규모를 낮춰야 하는 만큼 조만간 계열 분리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농심그룹은 고 신춘호 회장의 세 아들을 중심으로 승계 판이 짜여있다. 장남 신동원 회장이 주력 사업회사인 농심을 이끌고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율촌화학을,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맡는 식이다. 확고한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1990년대부터 신동원 회장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를 정리하면서 별다른 갈등도 없었다.

신춘호 회장 별세 후 농심그룹의 2세 경영 체제가 시작되면서 재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3세들에 옮겨갔다. 농심그룹의 3세 경영은 신상열 상무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농심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이 명확한 보수적인 기업인 것 또한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농심 오너 3세들은 2003년 농심홀딩스 설립 당시 조부 신춘호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받으며 처음으로 농심홀딩스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오너 3세 중 신 상무가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1.41%)이 가장 많다. 신 상무는 농심홀딩스가 설립됐을 당시인 2003년부터 꾸준히 지분을 증여받거나 매입했다.

지난 3월 신춘호 회장 별세 후 그가 보유한 주식도 오너 3세들이 많이 상속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받은 이가 신상열 상무다.

신 상무는 신춘호 회장 별세 후 그의 농심 지분 35만주 가운데 가장 많은 20만주를 상속받으며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신 상무가 농심 지분을 갖게 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신 상무의 농심 지분율은 3.29%로 율촌재단, 농심홀딩스를 제외한 개인 주주 중 지분율도 가장 높다.

농심 관계자는 “신상열 부장의 경우 제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구매부서에서 임원으로 현장 경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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