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부터 세 차례 인상대출 이자만 10조 불어나1인당 48만원 늘어나는 셈은행 대출금리 6%대 전망
한국은행은 14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인상했다. 5개월 사이 세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는 22개월만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11월 제로금리 시대를 끝낸 한은이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빠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7~8월 이후 1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와 자산시장으로의 유동성 쏠림이 심화하는 등 금융불균형 누적이 심각해진데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치솟는 물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오는 3월로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가파르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0.25%p, 0.50%p 상승할 경우 이자 부담은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원 증가한다는게 한은의 추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0.75%p 상승하면 이자 부담은 9조6000억원이 된다. 5개월 만에 이자 부담이 10조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는 상승전 289만6000원에서 3380만원으로 48만4000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44조700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같은 달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4.9%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된만큼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은행들은 시차를 두고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인상분을 예금금리에는 거의 바로 반영하고, 코픽스(COFIX)나 은행채 등 지표금리를 따르는 대출금리의 경우 시장금리를 반영해 서서히 올리게 되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대출 금리가 오르게 되는 구조여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인해 개별 은행의 가산금리 확대,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대출소비자가 체감 대출금리는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날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이어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한 두 차례 더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지고 이자부담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1.5%~1.75%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체 소비의 규모를 감안해 보면 크게 소비를 제약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가계는 부채뿐 아니라 자산도 가지고 있는데 이자 수익도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약차주는 상환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변동금리 비중을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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