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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5년 간 311만가구를?···전문가들 “사실상 불가능”

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 공약, 불편한 진실|주택 공급

5년 간 311만가구를?···전문가들 “사실상 불가능”

등록 2022.01.25 07:35

수정 2022.01.25 07:44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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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당초 250만가구 공급에서 61만 가구 늘려“1년 평균 공급 가능한 주택 50만 가구 한계”김포공항·용산공원·태릉 등 활용 난관 예상“공급확대 기조 공감···현실성 있는지는 의문”“내집마련 꿈 위해 대량공급 약속 지키겠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가 공급대책에 혈안이 돼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국에 총 31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으나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대규모 공급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전국 311만 가구 공급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주택 311만 가구 공급 계획은 지난 8월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표한 250만 가구보다 61만 가구 늘어난 수치다. 또 정부의 206만 가구 공급 계획보다도 105만 가구를 늘렸다.

추가된 105만 가구는 지역별로 서울 48만 가구, 경기·인천 28만 가구, 비수도권 29만 가구 등이다. 신규 공공택지로는 김포공항 주변 공공택지(8만 가구)와 용산공원 일부 및 인근 부지(10만 가구),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2만 가구), 지하철 1호선 지하화(8만 가구) 등이 거론됐다.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규제 완화(10만 가구)와 노후 영구임대단지 재건축(10만 가구)을 통한 공급 방안도 담겼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공공주도로 50만 가구, 민간주도로 200만 가구 등 총 250만 가구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 기존에 두 후보 모두 ‘주택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 세부 목표도 5년간 250만 가구 이상 공급으로 동일했지만 이 후보가 61만 가구 공급을 늘리면서 윤 후보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두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두 후보가 공급정책을 펼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임기 내 공급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두 후보가 제시한 공급수치는 실현 가능성면에서도 희박하다는 반응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연평균 주택 공급 가능한 한계는 최대 50만 가구가 정도”라며 “이마저도 높은 수치여서 공급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10년간 연간 주택 공급량이 50만 가구 수준인데 250만 가구 공급도 그렇고, 311만 가구 계획은 조금 무리한 숫자로 보인다”며 “오히려 공급과잉 우려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공급은 시장 상황을 살펴 가며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우선 이 후보가 제시한 김포공항, 용산공원,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 활용이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지방자치단체 협조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추진된다고 해도 주택이 공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당장의 주택 수요에는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용산공원의 주택공급 계획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용산공원은 주요 주택공급 방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 안팎에서 매번 논의 대상에 오른 지역이지만 빨라도 2030년은 돼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어 현재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공급 방안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5년 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태릉의 경우 골프장 부지에 1만 가구를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교통체증 등의 이유로 지자체와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6800가구로 공급 규모가 줄은 바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용산공원이나 태릉 등 공급지역들 상당 부분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심했던 곳”이라며 “단기간 내에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고 설명했다.

김포공항을 존치한 상태로 8만 가구 공급이 가능하냐는 점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항 인근 개발이 어려운 이유가 고도제한 때문인데 공항을 이전하지 않은 채 고도제한을 완화할 경우, 안전 문제와 부딪힐 수 있다. 공항과 인접한 인천 계양지구, 부천 대장지구의 경우 고도제한 적용을 받아 15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

1호선 지하화 역시 용산공원 만큼이나 자주 언급돼온 사안이지만 현실 가능성이 낮아 번번이 좌절됐다. 막대한 사업비와 공사 기간 동안 유발될 수 있는 교통난 등이 문제다. 서진형(대한부동산학회장) 경인여대 교수는 “김포공항은 비행보호구역 고도제한과 소음 문제가 있어 주택공급이 힘든 지역”이라며 “지하화 방안도 장기간 소요돼 임기 내 추진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311만 가구 공급 부동산 공약 현실화 가능성 질문에 “임기 내 가능하냐 하면 당연히 쉽진 않겠지만 현재 (시장이)과매수 상태인 만큼, 정부 계획에 의해 충분한 물량이 확정적으로 공급된다는 확신을 주는 게 주택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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