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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라면, '라면 명가' 농심 인재도 모셨지만

장인라면, '라면 명가' 농심 인재도 모셨지만

등록 2022.02.09 08:19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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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라면 성공 위해 업계 1위 농심 출신 영입'좋은 재료' 내세웠으나 높은 가격 소비자 저항 심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홍국 하림 회장이 야심 차게 내놓은 'The 미식' 장인라면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림은 장인라면 성공을 위해 라면 업계 1위 농심에서 몸담았던 인재들까지 영입했지만,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소비자들에게 소구점으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은 지난해 10월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The 미식을 론칭하고 장인라면 2종을 출시했다. 당시 김 회장은 라면 시식 행사에 '깜짝 등장'해 손수 라면을 끓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림은 2022년 라면 매출 7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울러 HMR 제품군에서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품별로 구체화하긴 어렵지만, 투자금액에서 3배가량을 곱해 전체 매출 목표를 잡았다. 장기적으로는 하림만의 노하우를 앞세워 경쟁사와 차별화한 제품으로 HMR 시장 상위권을 차지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하림은 장인라면의 성공을 위해 '라면 명가' 농심을 포함, 식품업계 굵직한 기업들의 인재들을 다수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홍국 회장이 라면 사업에 특히 관심을 많이 쏟았다"면서 "장인라면 개발을 위해 특히 농심 출신 인재를 모시는 데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장인라면을 개발하면서 '가격은 신경 쓰지 말고 그간 농심에서 하지 못했던 시도를 모두 해 보라'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안다"며 "한 봉지당 2200원짜리 라면이 나올 수 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장인라면은 '프리미엄 라면'으로 포지셔닝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끓인 국물이 특징이다. 스프의 형태는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을 고집했다. 면 또한 직접 만든 육수로 반죽해 풍미와 맛을 살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미지근한 상황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라면을 내세웠지만, 1봉지당 2200원이라는 가격은 라면이라는 제품 특성상 '너무 비싸다'라는 가격 저항을 피하지 못한 탓이다. 높은 가격 대비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화 포인트 또한 소비자들에게 소구점으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장인라면이 신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까지 판매가 저조하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톱스타 이정재를 앞세운 광고, 마케팅 비용과 야심 차게 내세운 목표치에 대비해서는 시장 반응이 다소 아쉬웠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장인라면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림의 육가공 부문을 총괄하던 윤석춘 대표는 돌연 사임했다. 윤 전 대표는 동시에 하림 가정간편식(HMR) 사업의 '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는 하림산업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윤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며 전체 HMR 제품 확대에도 당분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전 대표가 그간 하림의 HMR 사업을 이끈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길연 ㈜하림 대표는 신선육 쪽에서는 잔뼈가 굵은 전문가지만, 식품 가공회사에서 수십년을 몸담은 윤 전 대표보다 식품 가공 분야가 약할 수밖에 없다. 또 하림산업의 김기만 대표는 식품업과는 무관한 경력의 인물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인라면은 업계 1·2위 농심과 오뚜기의 고가 라면보다도 훨씬 비싸다. 가격을 덜 고려하는 대신 좋은 재료를 내세웠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선두주자들이 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라며 "더 저렴한 가격의 대체제가 많아 소비자들이 장인라면을 선택할 만한 이유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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