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 집과 가구도 마련해야 하고, 예식도 올려야 하며, 신혼여행도 다녀오는 등 결혼의 모양새를 갖추려면 필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반드시 '돈'이 요구되지요.
그렇다면 필요한 자금은 얼마일까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2년 이내에 결혼한 남녀 1,000명(남성 401명, 여성 599명)에게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물어본 결과, 평균 2억 8,739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5,121만원 증가한 결혼비용, 어디에 얼마를 썼을까요?
우선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이 지출됐습니다. 주택비용은 전국 평균 2억 4,019만원이며, 총 결혼비용 중 83.6%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4,748만원 늘어난 금액으로 사실상 결혼비용 증가는 주택비용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 나눠 살펴보면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주택비용이 3억 2,362만원으로 금액이 가장 높았고, 강원 지역이 1억 3,432만원으로 가장 낮았는데요.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1억 3,000만원 미만으로는 신혼집을 마련하기 힘든 셈입니다.
결혼에 필요한 비용 중 나머지 항목은 총 4,720만원,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주택비용이 워낙 큰 탓에 적게 보일 정도인데요. 이 중 예식홀과 웨딩패키지를 합한 예식비용이 1,278만원, 예물, 예단, 이바지, 혼수용품, 신혼여행 등 예식 외 비용은 3,442만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이 상당히 많이 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인데요.
최근 취업 플랫폼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제시한 신입사원 평균 초봉은 2,968만원. 남녀가 2억 8,739만원인 결혼비용을 반반 모은다고 해도, 각각 5년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결혼에 골인할 수 있는 셈입니다.
취업 자체가 쉽지 않고 또 늦어지는 현실 속에서 이 같은 액수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혼이 더는 필수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는 이 같은 금전적 부담도 큰 원인이 됐을 텐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혼인 건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저출산과 인구 감소에 대한 빨간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결혼이 부담스러운데 출산이 늘어날 리는 없겠지요. 저출산 문제 해결의 초점을 출산과 육아보다 앞선 단계인 결혼 자체에 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집값이 결혼비용 중 압도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매매든 전세든 주거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 이렇게 큰 것부터 하나씩 해소해 나가면 결혼, 나아가 저출산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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