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장 가치 55조2000억···"원화마켓 중심 재편"

FIU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완료

하루 평균 체결 금액 11조3000억원

평균 수수료율 0.17%···주식의 60배

"비주류·단독상장 자산 투자 비중↑"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총 55조2000억원에 이르며,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11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당국에 신고를 의무화한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시행 이후 원화마켓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첫 번째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FIU의 조사는 신고 심사를 통과한 42개 사업자 중 4개 원화마켓 사업자와 20개 코인마켓 사업자, 5개 기타업자(보관·관리·이전 등)의 자료(작년 12월말 기준)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단, 영업초기 단계인 기타업자 5곳의 경우 유의미한 수치가 없어 통계에서 제외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조사 결과 국내 가상자산 시장 가치는 총 55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사업자별 보유 가상자산과 그에 대한 시장가격을 반영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원화마켓 시장은 53조3000억원(96%), 코인마켓 시장은 1조9000억원(4%)이었다.

특히 시가총액 국내 상위 10대 가상자산 중, 글로벌 상위 10대 가상자산에 포함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에이다(ADA) ▲솔라나(SOL) 등 5개다.

아울러 24개 거래업자의 총거래금액은 2073조원, 하루 평균 거래(체결) 금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원화마켓이 10조7000억원, 코인마켓이 6000억원 수준이다.

가상자산 매수·매도에 대한 평균 수수료율은 0.17%였다. 0.0027%인 주식 매매수수료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전체 거래업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총 3조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소비자 보유 원화예치금은 총 7조6500억원이다.

다만 거래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역량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1717명 중 자금세탁방지 업무 관련 인원이 200명에 불과해서다. 원화마켓의 경우 7.5%, 코인마켓은 17%의 인력만 해당 업무를 책임지고 있었다.

이와 함께 국내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총 1257개다. 중복된 자산을 제외하면 623종이며, 이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403종을 차지했다. 65%가 단독상장 가상자산인 셈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글로벌 시장 대비 주요 가상자산 비중이 낮고, 비주류·단독상장 가상자산 투자는 높았다고 FIU 측은 설명했다.

국내 유통되는 가상자산의 평균 가격변동성(MDD)은 65%로 유가증권 시장의 4.4배에 달했다. 원화마켓은 평균 59%, 코인마켓은 71%다. MDD가 70% 이상인 가상자산은 전체의 41%인 498개(중복포함)이며, 그 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219개(약 44%)였다.

이밖에 원화마켓 이용자수는 1340만명, 코인마켓 이용자수는 186만명이며, 고객확인의무(KYC)를 이행한 사람은 558만명이다. 대다수의 보유금액은 100만원 이하를 보유하고 있고, 하루 평균 4.1회(1회 평균 75만원)의 거래에 참여했다.

FIU 관계자는 "사업자가 임의 제출한 자료에 기반하고, 아직 대다수 사업자가 영업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지속적 통계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반기별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추세값 등을 비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업자는 가격 변동성이 큰 단독상장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취급률을 보이는 만큼 이용자의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은 자금세탁 위험성이 매우 높은 분야이나, 자금세탁방지(AML) 인력 비중(8%)이 낮기 때문에 사업자별로 추가 전담인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