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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입김'에 지주사 '포항行'...주주·지역민심 달래기도 과제

포스코홀딩스 출범

'정치권 입김'에 지주사 '포항行'...주주·지역민심 달래기도 과제

등록 2022.03.02 19:20

수정 2022.05.26 17:01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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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본사·미래기술연구소 소재지 포항 확정 주주결의 사안 불구, 정치권 입김에 결정 변경...'관치'우려 지역차별론 부각... 최정우 회장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정치권 입김'에 지주사 '포항行'...주주·지역민심 달래기도 과제 기사의 사진

포스코홀딩스가 역사적 첫발을 내딛었지만, 본사 소재지를 두고 정치권 입김에 휘둘리면서 지주사를 포항에 설립키로 했다. 이미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결론이 난 사안을 정치권에 의해 다시 뒤집으면서 출범 첫해부터 관치경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포항시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할 것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또 서울에 설립키로 했던 미래기술연구원 본원도 포항에 두고, 수도권에 분원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전중선 포스코 사장은 지난 25일 김정재 국회의원을 만나 포스코 지주사 주소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설립에 대해 전격 수용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주회사 설립이 의결된 후 포스코가 포항을 떠날 것이란 오해가 지속되면서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깊어졌다"면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합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본사 소재지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이미 포스코가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통해 결의된 사안을 주주 동의도 없이 뒤집은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출석주주 89%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신설법인)로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 본사는 서울에, 함께 신설되는 미래기술연구원은 수도권에 각각 두는 것으로 정관 등에 반영했다.

포스코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정치권 입김 탓이 크다. 대선을 앞둔 유력 주자들이 포항 표심을 의식해 "포스코지주사의 포항 설립"을 잇따라 외치면서 결국 백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자신의 SNS을 통해 "균형발전 역행하는 포스코의 서울 본사 설립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지난달 27일 서울 당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나 "국가기관도 지방으로 가는 마당에 국민기업 포스코가 지주회사를 서울에 설치하는 것은 지방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지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또한 "포스코는 기업의 고향인 포항을 떠나서는 안 되고 지주사를 설립하더라도 지주사 본사는 포항에 있어야 한다"며 포항 설립을 부추겼다.

그러나 출범 첫해부터 정치권 입김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론이 난 기업의 의사결정이 정치권 입김에 의해 뒤집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결국 최정우 회장이 공들인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의 출발선 포스코홀딩스가 사실상 선거로 인해 얼룩진 형국이다.

지역사업장의 목소리도 관측되고 있다. 포스코의 핵심 기관이 다시 포항으로 몰리면서 전남 광약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 포스코는 지난 1일 광양제철소에 향후 3년 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광양시민사회단체들은 "포스코가 사전에 계획했던 투자일 뿐 지역 상생방안엔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광양제철소 투자 계획이 민주당 서동용 국회의원에게 전달된 지난달 25일은 포스코 지주사를 서울이 아닌 포항에 두기로 포스코와 포항시가 합의한 날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인 홀대 및 차별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포스코홀딩스가 출범 첫해부터 여러 악재에 시달리면서 최정우 회장의 위기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는 공기업이 아니다.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난 민간 기업에 정치권 등 외풍으로 경영적 판단에 개입하는 게 합당한 것이냐"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에 더 이상 정치권의 입김을 불어넣어서는 안되며 100년 기업으로 도약에 선 최정우 회장에게 더 이상 외압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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