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주택자 작년 공시가 적용'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 불가피내년 보유세 산정도 예측불가 우려보유수 아닌 보유가액으로 정해야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이 17% 넘게 오른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 각종 과세 기준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국민의 세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종부세는 전국합산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6억원이거나 1세대 1주택자는 1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납부대상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실수요자 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과세표준은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반면 다주택자는 이런 혜택을 적용받지 못해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같은 완화방안이 적용되면 부동산 보유가액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불가피하게 서울과 지방에 각각 1채씩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강남아파트 1채 값보다 시세 및 공시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보유세는 수백만원 더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처럼 1세대 1주택자에게만 특혜를 주는 건 조세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같은 주택에 대해서 납세자의 주택 보유수에 따라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에만 제한해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는 건 또 다른 특혜"라며 "헌법재판소가 과거 2008년 종부세 세대별 합산과세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1세대 1주택자에만 특혜를 주고 다주택자는 혜택에서 제외하는 건 또 다른 의미에서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세형평성 논란으로 강남 등 똘똘한 한 채 수요 쏠림현상이 더욱 뚜렷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강남권 등 전통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과 재건축이 예정되거나 추진 중이 단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 질 것"이라고 말했다.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임시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의견도 제기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올해 보유세는 감면해준다고 해도 내년 이후에는 오른 공시가격에 대한 세부담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준을 주택보유수가 아니라 주택보유가액으로 정해야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수를 기준으로 삼게 되면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며 "지방에 주택 2채와 서울에 주택 1채만 보더라도 주택보유가액이 차이가 난다. 결국 제도적으로 손질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볼때 주택공급에도 차질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공공에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임대주택 등의 공급이 줄어 들 것"이라며 "임대수익을 내려면 더 많은 세부담을 지어야하는데 누가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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