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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쟁탈전 불 지핀 엔비디아·인텔···고민 커진 수뇌부

파운드리 위기 삼성

시장 쟁탈전 불 지핀 엔비디아·인텔···고민 커진 수뇌부

등록 2022.04.18 08:34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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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트너 엔디비아, 인텔 등 고객사 다변화 언급인텔 파운드리 110조 투자...2024년 2나노 양산 추진이재용 부회장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전략 빨간불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 공정 1·2위 회사인 TSMC와 삼성전자를 두고 인텔이 최근 2024년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퀄컴, IBM 등 팹리스 회사들은 파운드리 선택권이 넓어질 전망이다.반도체 파운드리 미세 공정 1·2위 회사인 TSMC와 삼성전자를 두고 인텔이 최근 2024년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퀄컴, IBM 등 팹리스 회사들은 파운드리 선택권이 넓어질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긴장감을 안긴 반도체 기업은 엔비디아와 인텔을 꼽을 수 있다. 엔비디아는 삼성과 파운드리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데, 향후 인텔 등 거래선 다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인텔은 파운드리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삼성·TSMC 추격 의지를 보였다.

◇'삼성보단 TSMC 선호' 엔비디아 = 엔디비아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파운드리 업체로 인텔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언급해 삼성전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 및 대규모 투자 발표가 나온 직후여서 엔비디아 CEO 발언에 반도체 업계가 주목했다. 삼성과 TSMC 파트너인 엔비디아가 향후 파운드리 주문을 인텔로 상당부분 넘긴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시장 점유율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엔비디아는 지난달 열린 인공지능(AI)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2'에서 차세대 그래픽 아키텍처 호퍼(Hopper)를 공개하며 첫 적용한 제품인 데이터센터용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삼성전자가 아닌 TSMC 4나노 공정에 맡겼다고 발표했다.

H100는 80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된 칩으로 올 3분기 출시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H100 위탁 생산업체로 TSMC를 선택한 것은 삼성보단 TSMC에 파운드리 신뢰를 더 보냈다는 의미다. 젠슨 황 CEO는 "TSMC는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 회사"라고 평가했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 수율이 30%대로 TSMC의 절반에 그친다는 관측도 나온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는 미세 공정의 낮은 수율로 인해 최근 엔디비아, 퀄컴 등 삼성 파트너들이 TSMC에 파운드리를 잇달아 주문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110조 파운드리 투자 나선 인텔 = 올 초 인텔의 파운드리 선전포고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관심을 끌어당긴 빅이벤트가 됐다. 인텔은 삼성과 TSMC에 뺏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에 나섰다. 10㎚(나노미터) 이하 미세 공정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던진 격이다.

지난달 인텔은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을 위해 향후 10년간 800억 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과 아일랜드에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이탈리아에는 최근 인수를 확정한 이스라엘 파운드리 업체 타워반도체의 후공정 인프라도 세운다. 프랑스에는 연구개발(R&D)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인텔이 유럽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갖추면 이점은 분명 있다. EUV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단기간에 장비를 들여와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내 반도체 공장 건립에 나선 인텔의 움직임에 삼성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인텔은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24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2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오리건 공장 증설에 30억 달러(약 3조7천억원)를 투입하고 2024년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 난이도가 높아 2025년 2나노 양산 계획을 잡은 TSMC와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것이다.

인텔이 위협적인 기업은 맞지만 첨단공정에서 삼성과 TSMC의 대항마가 될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인텔의 2나노 양산 계획과 관련,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하게 목표치로 던진 얘긴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거기에 대한 검증은 없다"고 말했다.

인텔은 10나노 공정은 양산하지만 아직 7나노 진입을 못해 기술 검증이 안됐다는 뜻이다. 인텔은 내년부터 7나노 중앙처리장치(CPU) 칩 자체 생산을 시작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인텔이 2나노를 하겠다고 한 것은 첫 번째로 선언적인 의미가 있다"며 "인텔이 공격적으로 하면서 고객을 확보해야 되는데 의지를 천명하지 않으면 고객들 관심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텔은 실력이 있는 업체임에 틀림없고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늦춰지더라도 2나노 양산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8월 삼성전자 평택 2라인 건설 현장을 살펴보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2019년 8월 삼성전자 평택 2라인 건설 현장을 살펴보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파운드리 투자 더 늘릴까 = 시장 변화에 따른 삼성의 움직임도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발표하고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 투자를 실행 중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들이 신규 투자를 확대하면 삼성도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0조원이 넘는 풍부한 현금 창출능력을 앞세워 시스템반도체 분야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선택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투자 금액을 171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뒤쫓고 있는 TSMC와의 격차를 줄이고 세계 1위 목표를 조기 달성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투자 비중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반도체 비전 발표대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중장기 계획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다만 투자 집행은 반도체 시황 변화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를 진행하다 보면 투자를 앞당겨 집행 할 수도 있고, 투자를 끝낼 시점에서 투자 금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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