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무허가 난립촌···100% 공공분양 800여가구 조성원래는 406가구 민간분양 예정이었으나 공공으로 전환민간 개발이익 막고 집값안정화 시키려는 서울시 노력보상금액 놓고 토지주와 마찰, 지지부진에 땅값만 올라SH와 보상 문제로 아직도 거주하는 일부 원주민도 있어
2일 본지는 서초구 방배동 565-2일대에 위치한 성뒤마을에 직접 다녀왔다. 이곳은 1960~70년대 강남개발로 생긴 이주민이 정착해 생긴 마을이다. 재해 위험이 높아 체계적인 정비요구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재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당시 124세대 235명이 거주했으며 총 194개 건물 중 판잣집, 석재상, 고물상 등 무허가 건축물들이 무분별하게 난립해 있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도시미관 저해 등 우면산 자락의 흉물로 40여 년간 방치돼 주민들이 오랫동안 개발요구가 있는 지역이었다.
서울시는 800여가구 조성을 목표로 2019년 안에 보상 절차를 끝내고 지난 2020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2019년 9월 이곳에 공공주택 413가구(분양 105가구, 임대 308가구)를 공급하기로 하는 건축계획안을 가결했는데 총 16만3000㎥ 규모로 외국인 전용 아파트, 외국인 학교, 소형 컨벤션 센터, 병원 등이 들어서는 '서초 글로벌타운 건립계획'이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민간 개발이익 막고 집값 안정시키기 위해 성뒤마을 재개발을 100% 공공분양으로 공급키로 했다. 민간에 분양 계획이 있던 성뒤마을의 일부 택지는 SH가 건설 후 지분적립형 분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적립형 분양은 자금이 부족한 청년과 신혼부부 등이 장기간에 걸쳐 분양대금을 상환하고 공공과 소유권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시세차익 역시 공공과 나눠야 해 전매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뒤마을은 현재까지도 보상 작업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뒤마을 일부 토지주들이 정부가 공공개발을 이유로 오랫동안 그린벨트로 묶어 놓고 이로 인해 저평가된 보상 규모를 제시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사로 나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측은 보상 기준이 공시지가에 따른 감정평가 기준을 따라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성뒤마을의 입지 때문이다.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등을 포함해 현재 서울 달동네 재개발 부지보다 성뒤마을은 강남 평지의 노른자 땅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앞에 바로 맞은편인 래미안타워 시세마저도 2005년에 지어진 17년 전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최소 20억원에서 최대 27억원 부근의 시세가 형성됐다. 이에 장기간 무허가 판자촌인 상태로 있어도 막대한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원주민들은 입주권을 보장 받거나 인근 시세에 맞는 토지 보상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수십년 이상 살았던 원주민들은 토지주가 아니더라도 관련법에 의한 보상 대상이 된다.
더군다나 공공임대 비율이 높아질수록 토지주들에게 돌아가는 개발 이익이 적어진다. 이에 임대주택이 아닌 특별 공급으로 자가 소유의 입주권을 보상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쉽게 말해 지분형 주택은 대출로 집을 사거나 최대 30년간 월세로 산 이후 마지막에 보상으로 헌 집을 받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갈등 때문에 이미 작년 12월에 끝났어야 할 도시개발사업은 시작도 첫삽도 못 떴다.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돼야 그 다음 단계인 공공주택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심지어 개발이 당초보다 늦어지는 사이 보상 규모는 긴 세월 동안 3000억원에서 5000억원, 1조원으로 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작년 12월 보상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수용재결을 신청했고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뒤마을 시행자인 SH공사는 서울시, 토지주와 함께 각각 선정한 3개의 감정평가법인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규모를 측정할 예정이다. SH와 보상금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한 일부 원주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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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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