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에 고성능·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응경기침체에 소비 양극화···'프리미엄' 찾는 고객 공략게이밍·홈 피트니스 고객경험 확대 위한 노력 눈길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 영역에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 LG 등 주요 기업들은 기술력과 프리미엄 제품, 고객 경험 확장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흔들리는 D램 가격···믿을 건 기술력 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먹거리인 메모리 반도체 제품 D램은 하반기 가격이 최대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경기 영향을 받는 사업이어서 가장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과 서버 수요가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 같다"라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합리적이나 시장 우려만큼 큰 폭으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요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공급도 큰 폭으로 늘어날 요인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시장에 충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성능·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 제품의 수율을 높이며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현존 세계 최초 성능 D램인 'HBM3'의 양산을 시작하며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한다고도 발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으로 HBM3는 HBM 4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하며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 이제 시작 단계로 하반기 매출에 큰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경쟁사인 TSMC의 경우 GAA 공정을 오는 2026년 양산하는 2나노 공정에 적용할 예정인 만큼 양사간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웠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얼어붙은 가전 수요···프리미엄으로 공략 = 가전업계는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강점을 지녔던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를 지속해 나간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소비양극화도 함께 일어난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부터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이 같은 전략이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2월 슈퍼 프리미엄 주방가전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새롭게 도입했다. 인피니트 서비스는 제품 설치 단계부터 전담팀이 투입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사후관리까지 응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스포크 라인업의 판매 국가를 확대하며 하반기 인피니트 라인을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초프리미엄'을 앞세운 '시그니처' 브랜드를 선보였다.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통해 해외 공략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TV의 경우에도 LG전자는 OLED TV, 삼성전자는 QLED TV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종전보다 284만5000대 하향 조정한 총 2억879만4000만대로 전망했으나 70~79형, 80형 이상 대화면 TV 부문 출하량은 각각 3.7%, 28.4%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고객 경험' 확장을 위해서도 양사 모두 다양한 도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 TV와 스마트 모니터에서 구독형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동되는 '삼성 게이밍 허브' 서비스의 제공을 시작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 운영체제(OS)인 웹OS 기반 TV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다양한 TV 제조업체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 확대에 나선다. 향후 콘텐츠와 구독 서비스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피트니스캔디'를 출시하며 홈피트니스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심화되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성수기인 4분기의 경우 11월 카타르 월드컵까지 겹쳐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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