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車 맡으며 호실적 이웅렬 전 회장 "능력 입증 해야"코오롱 그룹 4년째 총수 공석지주사 지분 전무···"뺏어 가야"
코오롱글로벌은 20일 이사회를 통해 건설·상사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부문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1984년생인 이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2014년 코오롱글로벌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상무보로 임원 반열에 오른 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로 복귀했다. 2017년 말에는 상무로 승진하며 지주사 ㈜코오롱 전략기획실 상무를 맡았다.
이 부사장은 부친인 이 전 회장이 경영 은퇴를 선언한 2018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 전무에 오르면서 패션사업을 총괄했고, 2020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을 맡았다.
이 부사장이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을 맡은 이후 좋은 실적을 내면서 경영실적을 입증하고 있다. 이 부사장 부임 직후인 지난해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의 매출액은 2조5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것일 뿐 아니라,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무려 65.61% 증가한 571억원을 남겼다.
이는 후계자로서 내세울 성과가 필요했던 이 부사장에게 좋은 성적표다. 이 전 회장은 은퇴를 선언할 당시 승계 관련 질문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을 발판 삼아 후계자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 부사장은 지난해 15개 기업들이 모여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에 코오롱그룹 대표로 참여하며 그룹 내 수소사업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또 그는 코오롱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그룹 전반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구조 혁신을 이끄는 '구조혁신단'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 부사장이 총수 승계 작업에 들어갔다는 평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2018년 이 전 회장 퇴진 이후 4년째 총수가 공석이다. 특히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그룹 특성상 이 부사장이 이 전 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물론 이 부회장은 지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코오롱의 지분은 49.74%에 달하는데, 이 부회장은 코오롱그룹 지분을 일체 보유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이 전 회장은 지분 증여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자기가 빼앗아 가야 한다"며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 부사장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시험대에 올랐다. 경영 전면에 나선만큼 역량을 더 확실히 입증한 뒤 승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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