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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유통사가 코로나19 테마주?···에스티큐브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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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유통사가 코로나19 테마주?···에스티큐브에 무슨 일이

등록 2022.07.21 14:55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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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배 급등 투경 지정···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본업은 산업용 렌즈 유통···신약개발은 걸음마 단계수년째 적자행진에 꽉 막힌 현금흐름···PBR '40배'최대주주 지분율 3%대···보유주식 대부분 대출담보항암 신약 기술이전 여부가 기업가치 재평가 관건

렌즈 유통사가 코로나19 테마주?···에스티큐브에 무슨 일이 기사의 사진

코스닥 상장사 에스티큐브가 이달 들어 두 배 넘게 급등하며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됐다. 에스티큐브는 산업용 렌즈를 유통하는 회사지만 신사업인 제약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테마와 묶이면서 주가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수년 째 적자에 허덕이는데다 최대주주 지분율도 지나치게 낮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는 에스티큐브를 투자경고종목에 지정했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은 특정종목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시장 조치다.

7월 1일까지 6000원을 밑돌았던 에스티큐브의 주가는 지난 20일 1만3000원(종가)까지 치솟았다. 지난 19일과 15일엔 각각 20% 넘게 오르는 등 13거래일 만에 117.0%나 상승했다.

에스티큐브의 주가 상승 배경은 다시 폭증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항암면역치료제 등의 신약을 개발하는 에스티큐브는 지난 2020년 면역관문억제제 물질 'STT-003' 항체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미국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사흘째 7만명을 돌파했고, 위중증 환자도 40일 만에 세 자릿수를 넘어선 상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다음달 하루 확진자 수는 20만명 이상 또는 28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현재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총 1900만908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에스티큐브, 신풍제약, 일동제약 등 코로나19 치료제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문제는 에스티큐브의 코로나19 치료제는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STT-003 항체는 회사의 주력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글로벌 임상 1상이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암환자의 항암면역기능을 종합적으로 억제하는 항체이지만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명확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에스티큐브의 본업이 신약 개발이 아닌 산업용 렌즈 유통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에스티큐브의 사업은 크게 바이오 신약개발 부문과 IT유통 부문으로 나뉘지만 전체 매출액의 99.2%(1분기 기준)는 IT유통 부문에서 발생된다. 나머지 0.7%는 의료용 소모품 유통과 코스메틱 사업에서 벌어들였고, 항암제 관련 매출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특히 산업용 렌즈 모듈 및 센서는 전체 매출액의 약 82%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CCTV, 디지털망원경, 실물화상기에 쓰이는 렌즈모듈을 수입해 국내기업에 납품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산업용 렌즈모듈은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각각 일본과 중국에 밀리는 탓에 국산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고객사들의 발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티큐브의 영업손실액은 2019년 31억원, 2020년 127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엔 19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1분기 역시 4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면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매년 적자에 허덕이다보니 회사의 현금흐름은 꽉 막힌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티큐브의 FCF(잉여현금흐름)은 -172억원이었고, 올해 1분기도 -48억원을 기록했다. 에스티큐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9.14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기업가치 대비 지나치게 고평가된 셈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도 향후 주가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으면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현진 대표는 직접 소유한 바이오메디칼홀딩스와 에스티사이언스를 통해 에스티큐브를 지배해왔다. 하지만 에스티큐브의 최대주주인 바이오메디칼홀딩스의 현재 지분율은 3.60%에 불과하다. 보유주식을 담보로 잡은 채권자들이 주가부진을 이유로 담보권을 지속 실행한 결과다.

기존 에스티큐브의 최대주주였던 에스티사이언스는 앞서 수차례 받았던 담보대출의 담보권 실행으로 보유주식을 거의 잃은 상태다. 현재 최대주주인 바이오메디칼홀딩스의 지분율도 지난 3월 말 4.62%에서 1%p 넘게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티큐브의 최대주주는 지난 5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40억원(담보설정액 80억원)을 빌리고 141만7851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전체 소유주식(162만6767주)의 대부분을 담보로 내준 셈이다.

지난 2월 기준 바이오메디칼홀딩스와 에스티사이언스의 합산 지분율은 5.32%였지만 담보권이 모두 실행될 경우 0.68%로 크게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바이오메디칼홀딩스는 최대주주 자리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정 대표는 에스티큐브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면역관문억제제 'hSTC810'의 기술 이전이 성공한다면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hSTC810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로,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암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승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티큐브는 hSTC810에 대한 임상 1상이 11월 종료되면 글로벌 파트너십을 물색할 예정"이라며 "종양평가가 예정된 8월 중순과 9월 중순경에 기술이전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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