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환율 폭등 여파에 개미도 '팔자'대형주는 물론 2차전지株도 불똥 못 피해개미 증시 떠나면 증권사 수익원 가뭄 극심"내년이 진짜 문제···리스크 관리에 주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3% 오른한 2223.8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0.83% 오른 698.11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증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S&P500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장중 한때 2200선 아래로 향했다.
다만 지난 26일 1430원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 중반으로 내려오면서 소폭 반등에 성공했고 코스닥 지수 역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700선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26일 '블랙 먼데이'의 여파를 잠시 벗어나기는 했지만 시장 안팎의 공포감은 여전하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거래 추이다. 오랜 약세장에도 순매수 행진을 잇던 개미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6일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4406억원을 매도한 개인은 이틀 연속 매도세에 나섰다. 27일 개인 순매도액은 코스피 163억원, 코스닥 1748억원 등 1911억원이다.
지난 26일 개인은 SK하이닉스, 포스코케미칼, SK텔레콤, 삼성전기, 삼성전자,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코프로, 카카오게임즈, 성일하이텍, 컴투스 등의 종목을 대거 던졌다. 대부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 상위권의 대형주들인데 이들 종목에 대한 순매도 규모는 202억원이다.
매도세가 이어진 27일에도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 HMM, 셀트리온, LG생활건강, 오리온 등이 개인 순매도 상위에 꼽혔고 코스닥에서는 성일하이텍, 에코프로비엠, 파라다이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카카오게임즈를 개미들이 주로 던졌다.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이자 개미들의 애정이 담긴 종목이 순매도 상위에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개미들의 증시 이탈 기세가 격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지난 23일 기준 고객예탁금 규모는 51조7020억원이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8개월여 사이에 20조원이 증발했다.
투자 시장에서 증시의 매력이 줄어든 요인은 역시 금리 상승이 꼽힌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의 가파른 상승 여파로 코스피 기대수익률과 금리형 상품 수익률의 갭이 빠르게 좁혀지고 매수 유인이 줄면서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개미들의 연쇄 증시 이탈에 증권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개인 거래 수수료가 여전히 증권사 이익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개미들의 거래가 끊기면 증권사들의 수익원도 가뭄을 맞는다. 올해 증권사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 역시 개미의 이탈이 꼽혔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은 지난해 1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가 전망하는 내년 1일 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14조6000억원 수준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 강화는 증권사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신호"라며 "당장의 수익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당분간 최대의 과제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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