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글로벌 가전업계 중추 기지 'LG스마트파크' 첫공개 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도입···지능형 공정 시스템 적용맛과 영양 동시에 잡은 식품·물과학연구소···가전제품 경쟁력 ↑전자업계 최초 등대공장 선정···2025년 완공 목표
◆최첨단 '중무장'···무인화 '눈길' = LG스마트파크1 통합생산동 로비에 들어서면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결합해 개발된 지능형 공정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30초마다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을 예측하고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또 데이터 딥러닝으로 제품의 불량 가능성이나 생산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감지해 알려준다.
'지구가 도는 한 라인은 돈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내부에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물류 로봇, AGV(Automated Guided Vehicles)가 바쁘게 움직인다. 최대 600kg 하중을 견디며 바닥에 부착된 QR 코드를 인식해 스스로 작동한다. 연결성도 장점이다. 와이파이는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있지만 LG유플러스의 5G 통신을 채용하면서 단 한 차례의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다.
LG스마트파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신공법이다. 정보화·자동화·지능화 등 신공법으로 15만장의 양품을 학습해 사람이 하는 일을 대체한다. 특히 냉장고 문을 붙이는 '도어부착'의 경우 경쟁사인 삼성전자, 월풀보다 한발 앞서 자동화를 이뤄냈다. 그동안 수작업으로 했으나 A4용지 3장 두께인 0.25mm의 틈 사이로 도어를 정교하게 부착한다.
또 '디지털트윈' 및 로봇,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을 활용하면서 1개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 생산이 가능해졌다. 생산라인에는 로봇팔이 20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
◆R&D 센터, "가전제품에 과학을 입혔네" = R&D 센터 5층에 위치한 식품과학연구소는 음식의 '맛'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이다. 최적의 맛을 위해 제품의 미래 차별화 기술은 물론 대내외 공동연구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냉장고 온도조절, 식품 고유의 온도까지 연구 중이다. 특히 LG전자 가전제품 서비스 플랫폼 LG 씽큐(ThinQ)앱을 통한 시연이 눈길을 끌었다.
한 직원은 LG 씽큐 앱으로 사제 만두 포장지에 있는 바코드를 인식해 LG 광파오븐이 작동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이는 인공지능 쿡(Cook) 기술로 현재 LG전자는 식품업체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가전제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간편식 조리시험 결과, 일반적으로 만두를 굽는 방식보다 바삭함은 최대 3배, 노릇함은 13% 끌어올렸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다른 직원은 김치냉장고의 성능 효과를 설명했다. 씽큐 앱을 통해 김치별, 냉장고 칸별로 인공지능 맞춤보관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현재 식품과학연구소는 LG 유산균 정체성 및 제품 리더십 확보를 위해 연구 중이며 CJ, 대상 등 제조사 3개 업체 등 9종의 김치별로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쿡으로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을 지난해 140여 개에서 올해 220여 개로 늘리고 제휴 식품사도 5곳에서 10곳으로 확대했다. 또 LG전자는 일부 빌트인(매립형) 제품을 포함한 디오스 광파오븐 전 모델에 광파오븐의 인공지능쿡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쿡 누적 사용량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층에는 한국인정기구(KOLAS)가 인정한 국가공인 수질시험기관 물과학연구소도 있다. 이곳은 수질분석, 위생, 물맛 등을 연구하는 곳으로 연간 6000건에 달하는 고객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이어 ▲제품 및 개발 분석 ▲국내산 시료 분석 ▲수돗물 및 지하수 분석 ▲해외 물 시료 수질 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물과학연구소에는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처럼 물의 맛과 품질을 평가하는 '워터소믈리에(Water Sommelier)'가 있다. 워터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연구원들은 물 유해성분을 제거하는 필터를 비롯해 정수기 생산부터 사용 단계까지 제품의 상태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시키기 위한 핵심 기술들을 연구한다.
◆2025년 완공 예정···해외로 LG전자 '디지털 DNA' 이식 = 'LG스마트파크'는 국내 가전업계 중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이다. 등대공장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으로 5가지 인증을 통과해야 선정된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 축구장 약 60개 규모인 2공장은 1공장 대비 1.6배 크며 차를 이용하면 5분 거리에 인접해 있다. LG전자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30분에 한 번씩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기숙사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는 시점인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라인 1개를 추가하고 제조혁신 노하우가 녹아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 구축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 전 세계 14개 국가의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늘리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도 활용 중이다. 전력 피크 저감용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는 전기 사용량이 적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주간 피크 시간대에 사용해 공장 전기요금을 낮춰준다. 국가 전력망의 피크전력을 낮춤으로써 예비발전설비 가동을 줄이고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한다.
협력사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창원 지역에 있는 11개 주요 협력사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000여 명으로 LG스마트파크 가동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15% 증가했다. 준공 과정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 통합생산동 1차 준공을 위해 22개 지역 건설업체와 누적인원 16만 명이 참여했다.
기계화 및 자동화 등으로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에 대해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task 리더는 "주로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켰다"며 "결국 사람을 위한 자동화라고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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