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만 2조, 전체예산의 약 40%···관리직급 너무 많아대부분 야간작업인데도, 안전조치 및 교육엔 인색한 예산공기업이라 적자 노선 많아 만성 적자···"정부 차원 대책 시급"
지난 5일 저녁 8시20분 경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화물열차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코레일 소속 직원 A씨(33)가 기관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엔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 진입 도중 궤도를 이탈해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업계에선 이번 사고들이 코레일의 고질적인 적자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탈선사고는 예산부족과 적자로 인해 낡은 노후궤도와 시설교체를 빠르게 진행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측면이 있다는 것. 작업자 사망사고도 안전관련 설비와 인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는 설명이다.
코레일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 A씨는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가 100년이 넘다보니 시설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유지보수를 하고 있지만 수명자체가 오래되다 보니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특히 열차 연결이나 선로 정비 등은 설비 자체가 커서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그런데 대부분 작업이 어두운 야간에 이뤄지는 데다,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코레일은 지난 3년 간 안전설비설치비와 철도안전교육훈련비 등에서 모두 계획보다도 예산을 적게 썼다. 안전설비설치비는 2019년 622억으로 계획(588억원) 대비 105%를 집행했지만, 2020년에는 계획대비 61%, 2021년엔 85%로 계획에 비해 많은 투자를 하지 못했다. 철도안전교육 훈련비는 계획대비 예산집행이 ▲2019 13% ▲2020년 30% ▲2021년 83%에 그쳤다.
이처럼 안전에 직결되는 예산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지 못한 것은 코레일이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코레일의 부채는 약 18조1452억원에 달한다.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 중 70% 가량을 국비로 지원받는 데도 매년 적자가 1조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코레일은 2020년엔 1조2381억, 지난해엔 1조108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만성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코레일은 지난해 인건비로 약 2조5682억원을 지출했다. 전체 예산(약 6조4405억)의 39.8%가 인건비로 쓰인다. 이런 상황에서 코레일의 임직원은 2017년 2만7061명에서 올해 3만1305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코레일의 인건비가 과도한 이유는 4급 이상 중간간부 이상의 인원이 전체 인원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역장이나 팀장급인 4급이 8780명으로 가장 많고, 바로 위 직급인 3급도 6727명이나 된다. 처장이나 부장급인 1, 2급은 각각 209명과 413명이다. 현장실무를 담당하는 5급과 6급은 각각 8502명, 5342명이다. 관리자가 구성원보다 많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관리인력 위주의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개편하고 노후 설비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찬 하우에스테이트 대표는 "코레일은 현재 사무직은 사무직대로 승진 적체가 일어나고 있고, 현장에선 소수의 인원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채 야간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면적인 조직 개편과 안전조치 강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현재 추진 중인 철도통합을 계기로 정부차원의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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