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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희생 감수하고 세운 '원 메리츠', 지배구조 변동 없이 내실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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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교환 이후에도 그룹 지배구조 큰 변동 없어
조정호 회장 지분 줄지만 숫자 이면의 힘은 커져
의사결정 가속·자본 확충 통한 대응력 강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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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가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지분을 전부 품으면서 두 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다만 기존에도 이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대주주가 메리츠금융지주였기에 그룹 내 지배구조 변동은 없다. 오히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줄게 됐는데 오너의 희생과 그룹 전체 시너지 강화를 맞바꿨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1일 오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 계획을 발표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주주에게 보통주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보통주 1.2657378주를 교환 지급하며 메리츠증권 주주에게는 보통주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보통주 0.1607327주를 배부하게 된다.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두 회사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가 되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두 회사의 주식은 내년 2월과 4월 상장폐지된다.

지분 교환 이후에도 그룹 내부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 기존에는 메리츠금융지주가 각각 59.46%, 53.39%의 지분율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지배해왔다. 이번 지분 교환으로 메리츠금융지주는 4개 계열사를 모두 완전 자회사로 품게 됐다.

달라지는 것은 조정호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다. 지분 교환 후에도 주식 수는 변함이 없지만 신주가 발행되기 때문에 지분율은 희석된다. 지분 교환 이전까지 75.8%였던 조 회장의 지분은 지분 교환 후 45.9%로 줄어든다.

숫자로 보이는 경영권은 전보다 현저히 약화되지만 그룹 전반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조 회장의 실질적 지배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더구나 사실상의 '상장사 통폐합'은 자회사 물적분할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최근 자본시장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기업가치를 오히려 상승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결단은 조 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을 더 굳히는 계기가 됐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 약화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챙긴 점도 있다. 바로 그룹 내부의 의사결정 속도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메리츠금융그룹은 은행계 금융지주와 같은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처럼 3개 계열사가 모두 상장된 경우 자본 재배치 추진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을 받고 이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재배치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이다. 물론 이 사이에 다른 이슈가 불거지면 자본 재배치가 아예 무산될 수 있다.

그러나 100% 자회사 구조에서는 중간배당과 유상증자를 통해 1~2주내 빠른 속도로 자본 재배치가 가능하다. 메리츠금융 측도 "사업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고자 신속한 경영의사 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본금이 더 늘어나게 돼 혹시나 있을지 모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채웠다는 것도 이번 지분 교환으로 발생하는 플러스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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