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중 산은과 본계약, 내년 상반기 딜크로징국내외 기업결합 무난히 통과할듯, 독점 우려 낮아박두선 사장, 36년 '조선맨'···글로벌 선사 인맥도 보유그룹 정체성 이식 위해 교체 가능성, 재무개선도 시급
13일 재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은과 이번주 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해외 경쟁당국 등의 승인이 완료되면, 한화는 대우조선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금 납입까지 완료되면 딜클로징(거래종결)된다.
앞서 한화는 지난 9월 대우조선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 49.3%를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최종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는 정인섭 한화에너지 사장을 주축으로 인수단을 꾸렸고,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실사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종료된 실사에서는 우발부채 등 돌발 변수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의 경우 기업결합 심사 과정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유럽연합(EU)에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시장 독점을 이유로 인수합병(M&A)를 불허한 바 있다. 이와 달리 한화는 대우조선과 겹치는 사업이 없기 때문에 국내외 당국이 승인을 거절할 명분이 크지 않다. 대우조선이 특수선(방산)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교집합을 찾을 수 있지만, 한화가 직접 선박을 건조하진 않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M&A 완료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이에 따라 한화가 대우조선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인수 이후 당분간은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두선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형성된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고, 대우조선 매각이라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행 중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박 사장은 올해 3월 선임됐다.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대우조선으로 입사한 그는 '정통 대우조선맨'이다. 생산관리팀장과 조탈팀장, 프로젝트운영팀장, 선박생산운영담당, 특수선사업본부장, 조선소장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특수선사업본부장을 맡은 경력이 있는 만큼, 한화가 원하는 '글로벌 방산 강화' 비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조선업종 특성상 전문성이 높아야 하는데, 경험이 없는 한화 내부에서 이에 걸맞는 인물을 찾기 힘들 것이란 주장이다. 해외 선주를 대상으로 대규모 수주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는 것도 중요하다. 박 사장은 약 36년간 대우조선에서 근무하며 유럽 등 주요 선사들과 상당한 유대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화그룹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에 변화를 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또 대우조선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경영 정상화'를 해결하기 위해 재무 전문가를 앉힐 것이란 시각이 있다. 대우조선의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91%이고,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적자는 1조1974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도 1조4116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노조가 당초 현 경영진의 임기 보장을 요구한 만큼, 한화는 박 사장의 임기를 한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M&A에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경영진을 교체할 여지도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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