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DS부문 전략회의 관건은 '메모리 위기' 대응책 파운드리 TSMC에 밀려 점유율 격차 유지 안간힘내년 상반기 반도체 영업익, 대폭 축소···3조 관측도DS부문 사장급 '제조 담당' 조직 신설···기술 확보 매진
20일 삼성전자 안팎에 따르면 지난주(15~16일) 열린 DX(디바이스경험) 전략회의는 내년 1분기 위기 상황 돌파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각 지역별 시장 상황과 경영환경을 진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만큼, 1분기 침체된 소비심리 여파를 잘 이겨내면 연간 사업계획 실행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인도, 미국, 유럽, 서남아, 중남미 등 각 지역별 시차가 달라 회의 시간도 하루 12~13시간가량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 진행될 DS부문 전략회의도 경계현 DS부문장(대표이사)의 주재로 하루 일정을 빡빡하게 장시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상 회의) 권역별로 시간대를 나눠서 배분을 해놓기 때문에 영업, 재무 중심으로 오전, 오후 편한 시간대에 접속을 해서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사업부 등 3대 사업부를 운영하는 DS부문의 전략회의는 상반기 반도체 혹한 고비를 뚫자는 대비책를 예고한다. DS부문은 특히 메모리 사업이 TV, 가전, IT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반도체 수요 위축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 가격 하락의 연쇄효과를 겪으면서 다운턴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3년은 금리 인상의 누적적 효과로 인한 수요 둔화와 메모리 재고 조정으로 반도체 기업 실적의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4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삼성 반도체의 영업이익이 2조9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이 올 상반기 거둔 영업이익 18조4300억원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그야말로 실적 충격을 예고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내년 하반기 반등 전망이 나왔다. 내년 상반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할 거란 관측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수요 증가율은 역대 최저에 머물고,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은 올해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이 투자를 확대 중인 파운드리는 오히려 1위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로 점유율은 15.5%를 기록했다. 2분기(16.4%)보다 0.9%포인트 줄었다. 반면 TSMC의 3분기 매출은 201억6300만 달러로 점유율 56.1%를 올렸다. 2분기 53.4%에서 2.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내년에는 TSMC가 삼성,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연간 매출 기준 세계 1위가 유력하다. 이에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도체 경영진들 사이에 퍼져 있다. 경계현 DS부문장과 각 반도체 사업부장 사장들의 시장 진단이 DS 전략회의에 주요 현안이 될 모양새다.
반도체 사업 위기감에 삼성전자는 이달 초 정기 인사 이후 조직 개편을 통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 재정비에 들어갔다. DS부문은 사장급 '제조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는 남석우 사장이 총괄하는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산하로 옮겼다. 또 같은 조직에 고난도 첨단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지팀도 신설하는 등 초격차 기술 확보에 매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세트 사업은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의 금리 인상 폭이 둔화될 것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낮춰지면 숨통이 틔일 것"이라며 "반도체는 내년에 시장이 어렵다는 데 경영진들이 각오를 충분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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