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코로나 재확산 흐름, 국내 부동산 경기 부진 등 불활실성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 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및 감염병 상황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고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므로,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상 최대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난해 무역수지에 대해서는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들은 지난해 증가를 이어간 점에 비추어 볼 때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희망적인 점도 이야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는 성장 둔화에 공급망 재편까지 겹쳐 많은 전문가가 역대 어느 때보다 심각한 복합 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구름엔 은빛으로 빛나는 부분이 있다'(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모든 악재에는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는 뜻의 미 속담)란 말이 있듯이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는 가운데서도 희망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부분으로 지난해 하반기 달러 대비 140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진정되고, 무역수지 적자에도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어 "금리 급등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지만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 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형태만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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