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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어두운 앞 날'···특수 끝 '진단키트' 기업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어두운 앞 날'···특수 끝 '진단키트' 기업들

등록 2023.02.16 17:48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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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바이오·씨젠, 매분기 실적 하락···올해 '반토막' 전망 휴마시스, 적자전환에 주주갈등·셀트리온과 소송전

'어두운 앞 날'···특수 끝 '진단키트' 기업들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유행 당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던 진단키트 기업들의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휴마시스 등 진단키트 기업들은 수요 감소로 매분기 실적이 고꾸라지며 올해 반토막 실적이 예상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30억원, 15억원에 불과했는데, 코로나 유행으로 2020년 매출 1조6862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으로 각각 2211%, 4만8480% 폭증했다.

2021년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을 통틀어 처음으로 3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당시 매출액은 2조93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640억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실적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조9818억원, 영업이익은 1조3428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결산실적은 오는 20일 공개된다.

지난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실적은 매분기 하락세를 보였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작년보다 절반 이상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의 추정치는 매출 1조3303억원, 영업이익 4714억원이다.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신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 진단 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에 인수를 완료했다. 당초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6대4 비율로 메리디언을 같이 인수하기로 했는데, SJL이 자금을 기한 내 준비하지 못하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100% 부담했다.

회사는 진단키트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메리디언을 인수, 이 기업의 북미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진단 플랫폼도 강화하겠단 방침이다.

씨젠은 2019년 매출액 1220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에서 2020년 매출 1조1252억원, 영업이익 6762억원으로 껑충 뛰며 각각 822%, 2915% 성장했다.

이듬해에도 매출 1조13708억원, 영업이익 6667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작년 결산실적은 오는 17일 공시될 예정이다.

다만 씨젠 또한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의 올해 매출은 5587억원, 영업이익은 1372억원이 예측된다.

씨젠은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322억원을 내서 적자전환한 바 있다. 전년 3분기 영업이익은 1286억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검사 감소로 활용도가 낮아진 미사용 재고에 대해 681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함으로써 팬데믹 기간 동안 누적된 재고 리스크 해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재고 이슈는 2020년 코로나 확산 이후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씨젠 관계자는 "이러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전분기 130억 대비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3분기 매출은 150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여름철 일시적인 코로나19의 재확산과 함께 비코로나 제품의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2분기 매출은 1284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 4515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확진자 감소로 인한 PCR 검사 감소, 기 보유중인 진단시약을 검사에 우선 활용하는 추세 등에 따라 매출이 감소했다.

씨젠은 힘을 잃고 있는 코로나 진단키트 사업보다는 그 외 진단시약의 글로벌 시장 공략 및 신제품 출시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씨젠이 판매한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코로나 진단시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12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정부와 4500만 유로(한화 약 627억원)에 달하는 진단시약 공급 계약 입찰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씨젠은 올해부터 토스카나주 13개 공공병원에 코로나 진단시약과 함께, HPV, STI, 약제내성검사(Entero DR), 결핵(MTB) 등의 진단시약을 공급한다. 체결된 공급 규모 중 비코로나 진단시약 비중은 43%에 달한다.

휴마시스는 매분기 실적 하락과 셀트리온과의 소송전, 주주 갈등 등의 겹악재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휴마시스는 2019년 매출액이 92억원에 불과하고 영업손실이 9억원으로 적자였지만 코로나 수혜로 극적인 매출 변화를 이끈 바 있다. 2020년에는 매출액 457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21년엔 매출액 3218억원, 영업이익 1936억원을 냈다.

이러한 성장세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한창 유행이던 지난해 1분기까지 이어졌으나 2분기부터는 매분기 감소했다. 1분기엔 매출 3263억원, 영업이익 2032억원을 기록했는데, 2분기에는 매출 1148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으로 급감했고 3분기엔 매출액이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회사는 정부의 코로나 대응 정책 변경과 엔데믹 전환으로 주요 사업인 진단키트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셀트리온과 코로나 진단키트 계약 위반 여부를 놓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이 약 92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며 지난달 미지급 진단키트 대금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휴마시스는 "양사의 전체 코로나 관련 제품 계약 규모는 약 4012억원이다. 이 중 74.26%인 2979억원이 이행됐고, 이중 25.74%에 달하는 1033억원이 미이행됐다"며 "손해배상 청구 등을 비롯한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에 셀트리온은 지난 달 31일 휴마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선급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 측은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시기인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미국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수차례 휴마시스에 발주를 진행했으나, 2021년 10월쯤부터 적기에 물량을 공급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또 휴마시스가 물량 납품을 지연하는 와중에 진단키트 시장 가격은 추락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셀트리온은 상당한 재고 및 그에 따른 영업손실을 부담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의 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파트너사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법적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휴마시스는 소액주주들과 경영권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 미흡, 경영진의 불통 등을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웠고, 지난해 10월 열린 임시주총에서 회사가 올린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사내이사·사외이사·감사 선임의 건 등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27일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가 아티스트코스메틱에 보유 지분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경영권 문제는 일단락됐다. 차 대표는 보유 지분 259만3814주를 아티스트코스메틱에 주당 2만5060원, 총 65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미래아이앤지의 자회사다. 인수합병(M&A) 큰손으로 알려진 남궁견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휴마시스 채권을 보유한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제이더블유에셋)가 이들을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경영권 분쟁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회사는 소송과 기존 사업강화 및 신규사업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최근 김성곤 인콘 대표이사(전 엔케이물산 대표이사)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다.

경영지배인은 선임과 동시에 재무‧법무‧영업‧인사 등과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일체와 그에 따른 모든 민‧형사상의 포괄적 권한행사를 위한 회사의 경영업무 전반을 수행한다.

현재 휴마시스는 기존 항원진단 분야를 넘어 분자진단, 혈당진단, 생화학진단, 원격진단 등으로 사업분야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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