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인프라 못 갖춘 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는 도입 안 돼이마트24는 4월부터 제휴카드 신세계포인트도 '자동 적립'편의점 주 고객 아이폰 사용 '젊은 층'·'동글' 설치 유무 영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아이폰 유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친분이 두텁기로 소문나 있어 이번에도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이란 예측이었으나, 신세계그룹의 애플페이 도입은 늦어지는 모양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스타벅스 등 계열사 중 이마트24에만 유일하게 아이폰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애플페이는 지난 21일 국내에 정식 도입됐다.
신세계그룹에서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만 애플페이를 도입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내달부터는 이마트24에서 애플페이로 결제할 경우(이마트·SSG닷컴 제휴카드 한정)신세계포인트가 자동으로 적립된다.
업계는 이를 두고 이마트24가 가맹사업 형태라는 점과 주 소비층이 10·20세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가맹 사업은 경쟁이 치열한 업태다.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때문에 신규 출점이 어려워 경쟁업체의 점포를 뺏고 뺏기는 '간판 싸움'이 치열하다. 또 가맹사업 특성 상 가맹점주들의 요구도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경쟁사인 CU·GS25·세븐일레븐 모두 애플페이를 서둘러 도입했다.
게다가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젊은 세대가 많다. 편의점은 오피스·학교·학원 등 주요 상권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특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는 70% 이상이지만, 지난해 7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18~29세 연령대의 아이폰 사용률은 절반을 넘는다. 이들 사용자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서 이마트24만큼은 애플페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마트24는 스마일페이, SSG페이 결제 등을 도입하면서 NFC 단말기에 애플페이 결제를 위한 '동글'을 먼저 설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다른 계열사보다 발 빠르게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있었다.
이마트의 경우 NFC 단말기는 설치돼 있지만, 이 단말기에는 애플페이 결제를 위한 동글이 설치돼 있지 않다. 스타벅스도 이마트와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은 NFC 지원이 되지 않는 단말기를 사용 중이라 제휴카드사들을 비롯해 다양한 도입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인프라 자체가 아직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실제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NFC 결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은 현재 약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애플페이 사용 기반 구축을 위한 NFC 단말기 설치를 문의하는 프랜차이즈 및 가맹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층을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슈퍼마켓의 소매점들이 NFC 단말기 설치를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측은 이 같은 현상에 근거해 올해 말 기준 애플페이의 국내 일 평균 총 거래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간편결제 정책은 고객층과 각사 상황 등을 고려해 각사별로 도입하기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에 차이가 있다"며 "추후 상황을 본 뒤 애플페이 도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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