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넷마블 R&D 투자비 8581억원···전년比 53%↑매출 比 R&D 비중도 최상위권, 펄어비스와 3.0%P 차적자에도 'AI 전력투구'···"스핀엑스 인수 효과도 반영"
27일 주요 게임회사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지난해 넷마블 R&D 비용은 전년(5618억원) 대비 52.7% 늘어난 8581억원으로, 업계 독보적 1위(코스닥 상장사 기준)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각각 4730억원, 4041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NHN이 1850억원 ▲펄어비스가 1355억원 ▲컴투스가 1248억원 ▲카카오게임즈가 1285억원가량을 R&D 투자에 썼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으로 봐도 넷마블(32.1%)은 업계 최상위권이다. 1위인 펄어비스(35.1%)보다 불과 3.0%P(포인트) 낮다. 2021년 두 회사 R&D 비중 격차가 9.8%P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좁혀졌다. 펄어비스는 국내 대형 게임사 중 유일하게 자체 게임 엔진 기술을 보유하는 등 R&D 투자가 많은 회사로 꼽힌다.
넷마블의 통 큰 R&D 투자가 주목받는 건 회사가 처한 상황 탓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창사 후 최고 매출인 2조6734억원을 써냈으나, 영업손실이 1044억원에 달했다. CJ ENM 게임사업부문에서 떨어져나온 뒤 처음 적자로 전환한 만큼, 당장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R&D 분야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쓰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도 이런 결단을 내린 데는 방 의장의 경영 철학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앞서 방 의장은 지난해 1월 언론 간담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저성장일수록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개발 인력을 꾸준히 늘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2년째 상여금을 받지 않은 것도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안배로 알려졌다.
넷마블 R&D 투자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2018년 전담 연구 조직인 'AI 센터'를 설립한 뒤,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연구해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세계 최고 권위 그래픽 기술 컨퍼런스인 '시그라프 아시아'에서 AI 기술을 선보였다. 음성 대사 감정을 AI가 인식해 안면 애니메이션으로 생성해주는 기술인데, 참가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같은 해 참가한 세계 최고 자연어처리 분야 컨퍼런스(EMNLP·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에서는 한국 게임업계 최초로 AI 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게임 이용자들의 플레이 만족도와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회사 R&D 투자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라며 "지난해에는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 개발인력 등을 흡수하면서 R&D 비용이 일부 확대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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