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론칭한 '혁신금융서비스 1호' 플랫폼자동차금융, 후순위 주담대 등 상품 보완하고악성 앱 차단, 신용점수 관리로 '소비자 보호'
그런 생태계를 일궈낸 핀테크 기업이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다'가 그 주인공이다. 2019년 7월 '혁신금융서비스 1호' 플랫폼 론칭 이래 어느덧 4년차를 맞은 이들은 서비스에 솔루션을 더하며 '건강한 대출 문화' 조성이란 목표를 향해 한 발씩 다가서고 있다.
66개 금융사 대출 추천···누적 승인액 1768조 돌파
대출을 향한 시선은 왜 늘 부정적일까. 박홍민·이혜민 핀다 공동대표는 이런 의구심을 바탕으로 사업을 설계했다고 한다. 대출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고 자산처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게 이들의 포부이자 출발점이었다.
핀다는 비교대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금융상품 정보 플랫폼이다. 하나은행과 토스뱅크, BNK경남은행부터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을 아우르는 총 66개 금융기관 상품의 확정금리와 한도를 제시하고, 소비자가 은행을 찾지 않고도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대출 신청에 걸리는 시간은 단 1분, 이용자는 빠르면 10분 안에 대출금을 받는다.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청 프로세스를 1회로 압축하고 각종 증빙서류 제출과 은행 방문 등 과정을 공인인증서 연동만으로 가능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엔진이 대출 심사에 필요한 사용자의 재직·소득·신용정보를 대신 수집해 금융기관 대출심사 CSS(크레딧 스코어링 시스템)에 즉시 적용한다. 이는 핀다에 금융위원회 규제 샌드박스 1호 타이틀을 안긴 기술이기도 하다.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핀다는 매년 제휴 금융사를 두 자릿수씩 늘리며 단숨에 업권 내에서 입지를 굳혔고,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도 끌어 모았다. 그 결과 플랫폼을 오픈한지 불과 1년8개월 만에 누적 대출 승인 금액 100조원, 작년 9월엔 앱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이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9일 기준 누적 대출 조회건수는 약 946만건, 승인액은 1768조원에 이른다. 서비스 이용과 함께 연계 금융기관 수가 증가하면서 각 수치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자동차금융, 후순위 주담대로 확장···대출 서비스 전문성↑
핀다는 상품 중개에 그치지 않고 비대면 자동차금융이나 후순위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생계자금이나 구매자금과 같은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상품군을 보완함으로써 대출 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먼저 핀다는 작년 4월 현대차·기아, 하나은행과 함께 '커넥티드 카 1Q 오토론'을 선보였다. 현대차·기아 신차를 구매할 때 최장 120개월 분할상환 할 수 있고 최대 1.4%까지 금리 할인이 적용되는 전용 상품이다. 자동차 구입 자금을 마련하고자 핀다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데 착안해 설계됐다. 이 회사는 BNK캐피탈과도 맞춤형 자동차금융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핀다는 하반기 접어들어선 후순위 주담대도 플랫폼에 추가했다. 2021년 12월 페퍼저축은행에서 시작해 ▲웰컴캐피탈 ▲SBI저축은행 ▲어니스트펀드 ▲데일리펀딩 ▲8퍼센트 ▲피플펀드 ▲현대캐피탈 등 8곳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후순위 주담대는 이미 담보 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같은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담보로 책정한 최대한도에서 선순위 대출금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대출받게 된다.
일례로 최근 합류한 현대캐피탈 상품의 경우 소비자는 핀다를 거치면 담보 시세의 70%까지 3억원 한도로 대출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7.65~13.07%, 기간은 5~35년이다. 상환방법은 ▲원리금 균등상환 ▲1·3년 거치 후 원리금 균등 상환 ▲만기 일시상환 중 선택하면 된다.
핀다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질 당시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담보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현재 입점한 상품은 1금융권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고금리와 대출규제 여파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의 선택을 도울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덧붙여 핀다는 대출을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하나의 영역에 집중하는 이른바 '버티컬 서비스 사업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상환 플랜' 제시하고 신용점수도 조율···소비자와 상생 실천
핀다의 또 다른 가치는 단순히 상품만 소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갚는 방법까지 제안함으로써 이용자의 합리적인 금융생활을 돕는 장치가 플랫폼 곳곳에 담겼다.
'나의 대출관리'가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대출 내역을 한 눈에 보여주고 상환 플랜을 제시하는 서비스인데, 이자 납기일은 물론 그 때 상환계좌에 잔액이 있는지 여부까지 파악해 알려준다. 이를 이용하는 10명 중 9명은 신용점수를 유지 또는 개선함으로써 '신용도 하락'을 막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도 있다.
핀다는 지난 3월엔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도 추가했다. 건강보험 납부, 소득 금액, 국민연금 납부 등 비금융정보를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공유해 점수를 조정하는 서비스다.
운영 기간이 길진 않았지만 벌써부터 효과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서비스 출시 10일 만에 이용자 20%가 신용점수를 평균 15.7점 올렸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나왔다. 이는 대출을 받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해당 서비스 사용 전후 대출 한도조회를 해본 사용자를 중심으로 파악한 결과 신용점수를 20점 이상 높인 경우 평균적으로 금리를 0.14%p 낮추고 한도는 239만원 늘렸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핀다는 새 서비스가 중·저신용자와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주 알림을 보냄으로써 그 기회를 잃지 않도록 조력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핀다는 보이스피싱에 취약한 5060 소비자를 돕고 시중은행 수준으로 보안을 강화하고자 '페이크파인더'도 도입했다. 핀다 앱을 열면 스마트폰 내 원격 제어 앱과 위·변조 앱을 탐지해 삭제를 권고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하루 평균 500건의 금융사기를 예방하고 있다.
이처럼 핀다가 상품 추천 이외의 부분에도 신경을 쏟는 것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비대면 대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제대로 빌려서, 효율적으로 갚아나가는 방법'을 나눔으로써 상생을 실현하겠다는 게 이들의 철학이다.
앞서 이혜민 공동대표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을 남겨야겠지만, 어떻게 남기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상품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추도록 지원하고 신뢰를 쌓아나갈 것"이라는 소신을 내비친 바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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