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국내 대표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은 한때 글로벌 조선 1위까지 오르는 화려한 역사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시간도 훌쩍 넘어 만난 대우조선해양은 주인 없는 회사라는 설움 속에서 온갖 부침이란 부침은 다 겪으며 흔들리고 있다.
현재는 지난해 말 기준 2년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이 무려 '1542%'에 달하는 대표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공중분해 됐을 것이란 얘기다.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한화의 앞길이 쉽지만은 않은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한화가 14년 만에 다시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대승적 결단'이다.
한화는 지난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에는 최근 조선업계 수주 호황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이라는 명분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조선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조선업 경험이 전혀 없는 한화가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과감한 결정이라는 것을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한화가 오로지 방산 경쟁력만 보고 인수에 나섰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조선업에도 매우 진심인 모습이다. 발 빠르게 조선밸류 체인 구축을 추진하는가 하면 향후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는 노조와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도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마지막 구원투수로 나선 한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재무개선·인력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함으로써 한국 조선업의 고질적 병폐로 꼽혔던 저가 수주 경쟁이 사라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주인'의 등장에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변화의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업계가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 완연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한화의 손에 달렸다.
'대승적 결단'을 내세운 한화의 첫 발걸음이 국가 기간산업의 재건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응원한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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