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본규·동휘·본권 그룹에서 경영 수업3세 장자 승계원칙 흔들···본격 경쟁 열리나"중요한 것은 기업가정신···실력 입증해야"
구자은 회장은 사촌 간 경영권을 승계하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LS그룹 2세 마지막 주자로 8년 뒤부터는 본격적인 '3세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LS그룹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사촌 간 10년 주기로 그룹 회장을 돌아가며 맡는 전통을 지켜왔다. 이 같은 LS그룹의 전통은 경영권 이양을 놓고 다툼이 잦은 재계에서 '아름다운 승계'로 꼽힌다.
단 장자 승계 원칙을 바탕으로 이어지던 사촌경영이 3세부터는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 구자은 회장 체제 내에서 3세들의 성과는 더욱 중요해진 상태다.
구본규·구본혁·구본권·구동휘 '차기 회장' 후보군
LS그룹 3세들은 일찌감치 LS 주요 계열사로 입사해 현재 주요 계열사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세는 ▲구본규 LS전선 사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 ▲구본권 LS MnM 전무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 등이다. 구본권 전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CEO 자리에 오른 만큼 향후 계열사의 실적이 곧 이들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장자 승계 원칙상으로는 고 구자홍 LS니꼬동제련(현 LS MnM)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마음그룹 대표가 3세 첫 회장 자리에 올라야 하나 이미 그는 보유 중이던 LS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구본웅 대표의 LS그룹 복귀 가능성이 적은 만큼 재계에서는 3세 첫 회장이 될 인물에 주목하고 있다.
구본규 사장은 1979년생으로 지난해 LS전선 단독 대표에 올랐다. 2007년 LS전선에 입사해 슈페리어 에식스(SPSX) 통신영업 차장, LS일렉트릭 자동화 아시아 퍼시픽영업팀장, LS엠트론 CEO 부사장 등을 거쳤다. LS엠트론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는 3년 연속 지속된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은 1977년생으로 3세들 중 맏형이다. LS그룹 내에서 3세들 중 가장 먼저 계열사 대표로 선임되기도 했다.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사장은 2003년 LS전선에 입사 후 ㈜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말 예스코홀딩스 CEO 사장에 올랐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대표이사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2013년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으로 입사해 ㈜LS 밸류매니지먼트 부문장 상무, E1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 E1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 전무를 거쳤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구본권 LS MnM 전무는 1984년생으로 2012년 LS그룹 입사 후 LS전선을 거쳐 2016년부터는 LS MnM에서 근무 중이다.
지분은 구동휘 부사장 가장 앞서···복잡해진 시나리오
3세 승계를 앞두고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바로 승계 구도를 염두한 지분확보다.
구동휘 부사장의 경우 경영수업을 받으며 꾸준히 지분을 확보해 현재 3세들 중 지주사 LS 보유 지분이 가장 많다.
지주사 LS의 경우 구자은 회장이 3.63%를 보유한 최대 주주며 구동휘 부사장은 2.99%를 보유해 구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다. 구본혁 사장과 구본규 사장은 각각 1.34%, 1.16%를 보유 중이며 구본권 전무의 지분율은 0.39%에 불과하다.
구동휘 부사장의 경우 E1의 지분도 상당 부분 보유 중이다. E1의 경우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직계 자손들이 지분을 나눠 가진 상황이다. 최대 주주는 구자열 회장으로 12.78%를 보유 중이며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10.14%, 구자용 E1 회장 9.77%, 구동휘 부사장이 5%를 보유 중이다. 이 외에 구자용 회장의 자녀와 구자균 회장의 자녀가 2% 미만을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구평회 명예회장의 직계자손 중 LS 경영에 뛰어든 인물이 구동휘 부사장뿐인 만큼 향후 구 부사장인 E1을 중심으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던 여러 기업에서 경영권분쟁 등의 사례가 불거지는 만큼 LS그룹도 이에 대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자 승계원칙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송 문제 등 부정적인 측면이 너무 많다. 현시점에 한국 기업들의 미래로 적합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도 이사회 경영 등을 통해 평가 절차 등이 상당 부분 투명해졌다"며 "오너들도 본인들을 입증할 수 있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출신, 장자라고 하더라도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로 보았을 때 중요한 부분은 결국 '장자 여부'가 아닌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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